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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기승을 부리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기세가 종식 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을 기준으로 일주일 째 더 이상 신규 확진자도 없고, 격리자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로부터도 메르스가 이제 어느 종식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의 완전 종식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여전히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더불어 걱정되는 것이 메르스로 인한 경제 후유증이다. 처음에는 관광, 여행, 유통 등 일부 업종에만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는 듯했지만, 이제는 우리 경제 전체가 메르스로 인한 영향권에 진입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만 따져봐도 작년 세월호 사건 발생 당시 2주간 매출 감소액이 백화점 8.7%, 대형마트 2.5%였던 반면, 이번 메르스로 인한 매출 감소액은 각각 29.8%, 14.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7월 종합경기전망치는 84.3으로 기준선 100을 크게 하회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말 유럽 재정위기 이후 3년 7개월 만에 제일 낮은 수준이며, 작년 세월호 사고 여파 때보다 더욱 낮은 수치이다.

 이처럼 계속해서 각종 경제지표에 적신호가 들어온다면, 우리 경제가 치명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메르스가 6월에 종결될 경우 경상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4조 425억 원, 7월 말에 종결될 경우 9조 3,377억 원에 달할 전망이며, 3개월째인 8월 말까지 갈 경우 손실액은 무려 20조 92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였다. 기획재정부 역시 당초 제시되었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8%를 3.1%로 한 번에 0.7%포인트나 내린 상황이다.

 경제활동은 심리가 작용하는 측면이 크다. 이번에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이 급속하게 감소한 이유 중의 하나가 메르스 불안감으로 인해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장소를 사람들이 회피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결국 무엇보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걷어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메르스로 인한 우리 경제 악화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지난 6월 26일 새누리당과 정부는 메르스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야당 역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속히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되, 특히 정책의 효과가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분야에 예산을 집중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야할 것이다. 국회 역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을 신속하고 심도있게 논의해서 처리해야한다.

 현재 국회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수의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일자리 66만여 개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이나 투자 효과만 7,000억여 원에 달하는 관광진흥법 등은 야당의 반대로 3년째 상임위에 계류되어있다. 하루 빨리 이와 같은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통과시켜 꺼져가는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예상치 못한 전염병으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다. 이런 때일수록 부화뇌동하지 말고, 차분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기본이다. 다시 한번 모두의 힘을 합쳐 슬기롭게 국난을 극복해 나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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