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가뭄이 이어져 물이 고팠던 우리나라에 태풍이 찾아왔다.
그러나 좋아할만한 일은 아닌 것이 2개의 태풍이 거의 동시에 북상했기 때문이다.
먼저 올라 온 제9호 태풍 '찬홈'은 '중' 강도의 소형태풍으로 중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서해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나라에 예상보다 많은 비를 뿌렸다. '찬홈'은 11일 정오까지만 해도 중국 상하이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었지만 이후 방향을 동쪽으로 우리나라 서해를 따라 북상했다.
기상청은 '찬홈'이 이처럼 한국으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은 최근 소멸한 제10호 태풍 '린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린파'는 대만 쪽으로 이동하다가 서쪽으로 선회해 중국 남부지역에 상륙한 이후 소멸했다. 이 태풍의 소멸로 중국 대륙의 대기 상층부의 온도가 낮아져 편서풍이 강화하면서 '찬홈'의 진행 방향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육지에 들어서면 영향력이 약해지지만 '찬홈'은 상륙하지 않고 서해로 방향을 틀면서 소멸 시기가 늦어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찬홈'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놓이게 돼 기존 예상보다 많은 비가 뿌려졌으며 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다.
북반구의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북상하기 때문에 진행방향 오른쪽 절반이 비바람이 센 '위험반경'으로 불린다.
다만 찬홈은 위험반경 반지름이 약 200㎞ 안팎인 소형 태풍이라 내륙지역이 직접 태풍의 영향권 안에는 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찬홈'은 북한 지대에 상륙해 13일 소멸됐지만 '찬홈' 때문에 항공편이 대거 결항되는 등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이재민이 191만명 정도 생기고 경제손실도 1조원 이상 발생했다.
'찬홈'이 소멸하고 이어서 오는 17일에서 18일 정도에 제11호 태풍 '낭카'는 '강' 강도의 중형태풍으로 북상해 제주도, 남부지방, 동해안지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