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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학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하고 있다. 작년, 올해는 물론이고 한 달 간격으로 학교의 풍경은 달라지고 있다. 우리 단체는 현장교육으로 다수의 교실 수업에 참여하는 관계로 학교장을 만나고, 부장교사를 만나고, 담임교사를 만나면서 학교의 현장 분위기를 읽을 수 있어 더 찐하게 느껴진다.

 '행복한 I(아이) 중심 수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울산교육청이 지난 16~18일 3일간 울산교육연구정보원에서 수업공감 콘서트 '학생 중심수업으로 행복한 학생, 수업공감으로 행복한 교사'란 테마 연수에 우리 단체가 3일간 직접 참여하고 난 지 한 달 후, 지난 9일 울산고, 10일 진장중, 13일 울산여중 현장을 찾아 변화를 체험하였다.

 오승현 울산부교육감이 "행복 I 중심수업 실천은 스마트 시대, 변화의 시대에서 현장 선생님들이 수업을 얼마나 잘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선생님들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욕구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되새겨보는 자리가 이번 수업공감 콘서트"라고 자신있게 말한 실천의지를 교육현장 모습에서 찾아보고자 한 것이다.

 선생님들의 옷차림은 파격이었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청바지는 기본이고 쫄바지에 노랑·파랑·분홍색 티 차림으로 학생같은 모습이었다. 과거의 근엄한 선생님의 모습이라기보다 형님이고 누나 같은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고참 선생님들은 어투부터 젊은 언어, 행동도 젊은 행동, 심지어 청소년이 좋아하는 브레이크 댄스도 배우고 있었고 여교사들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하기에 바빴다.

 교실마다 교사 개개인 노트북 바탕화면에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 교육 자료, 앱, DVD 자료가 빽빽하게 깔려 있었다. 교실 앞 우측에는 55인치 대형 LCD(PDP) TV가 설치되어 언제라도 컴퓨터에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갖추어 져 있었다. 일선 선생님들의 교실을 거꾸로 교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주입식교육이 아니라 문제의 인식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자료를 함께 찾고,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토론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었다.

 '거꾸로 수업'은 교사중심 수업에서 학생중심으로, 지식중심 주입식 수업에서 창의력 능력을 키우는 열린 방식으로, 주입식 수업에서 학습자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가야 함을 일선 현장 선생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관심은 온통 SNS상의 정보의 바다이다. 이 바다에 흠뻑 빠져 있는 그들은 '오빠생각'이란 국민동요의 가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걸그룹과 아이돌의 일거수 일투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학생들은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 기후 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의 문제점, 4대강 사업의 허와 실, 최저임금문제, 과잉복지가 몰고 온 그리스 사태,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북한의 현 실정 등 국내외 뉴스와 문제는 물론, 자동차에 깔려 20m 밀려나간 여고생을 20명의 시민들이 구해 낸 사연, 모 연예인의 이혼 사연 등 신변의 일들을 먼저 알고 있었다. 

 이제 눈을 부라리며 '시키는데로 하라'던 일선 현장의 선생님들은 '거꾸로 선생님(Flipped Teacher)'들일 수 밖에 없다. 거꾸로 선생님이 되지 않으면 이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개성강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안중 노상원 선생님(울산거꾸로교실교육연구회장)은 "21세기 교육혁명은 스마트시대가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들은 이 도도한 변화의 물결을 교육현장에서 수용하여 스스로 변화의 물결 속으로 들어왔고 거꾸로 교실로 교육혁명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거꾸로 교실 연구를 발표한 동평중 김문수 선생님은 "거꾸로 교실은 마법(魔法)이다. 우리는 아이들의 관심 속으로 들어가야 했고,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했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밖에 없었다"고 거꾸로 선생님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였다. 학생의 행복이 교사의 행복임은 아는 선생님들은 2015년 7월 스스로 '거꾸로 선생님'을 자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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