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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에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가끔 가졌던 궁금사항 중 하나이며, 그 때까지 내가 살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면서 분명한 것은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를 보면 2045년에는 기술발전의 역사를 통한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첨단과학기술이 발달하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에 인류에게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2045년을 특징짓는 키워드로 국가 해체, 인터넷 대기업, 디지털 통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 10가지를 제시하면서 이후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2025년경에는 인간 장기가 3D프린트로 생산 가능해 지고, 치매 치료법이 개발되며, 인류의 생존(종족유지) 본능이 약해지면서 남녀 구분도 사라져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대화가 동시 통역되는 통역기 등장으로 언어장벽도 사라지면서 국경의 개념이 없어지고, 3D 프린트가 필수 가전제품이 될 것이며, 로봇과 인공지능 및 3D프린트에게 현재 인간의 일자리 90%를 빼앗기게 되면 인류는 일자리를 찾아 전세계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기사를 작성하고 소설을 쓰는 시대인 30년 후 농업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먼저 글로벌 농업 환경 변화부터 살펴보자. 첫째,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삼림 훼손과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등으로 경작지가 대폭 감소해 도시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아파트형 농장이 증가할 것이며, 사막이나 바다 등 새로운 경작지에서도 농사를 지을 것이다. 둘째, 유전공학기술 발달로 유전자 변형작물 생산이 보편화될 것이다. 줄어드는 농토를 대신해 시베리아나 사막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도록 유전자 변형 작물 재배가 급증하게 된다.

    셋째, 기후변화 및 경작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이 줄어드는 육류를 대체할 배양육 생산이 활발해 질 것이다. 이미 NASA는 2001년부터 우주인에게 제공하기 위한 배양육 생산을 추진 중이며, 2036년부터는 대중화가 가능해 다양한 종류의 육류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넷째, 농사 로봇이 널리 보급될 전망이다. 현재 제조업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로봇 기술 발달로 농사용 로봇 보급이 일반화되며, 로봇에 내장된 컴퓨터가 식물의 수확시기를 판단하고, 오염·질병 등을 신속 분석해 필요한 농약을 살포하게 될 것이다. 다섯째, 곤충 식량화가 예상된다. 곤충은 세상 어디에나 있으며, 급속한 번식력으로 지금도 전세계 20억 명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 어쩌면 30년 후에는 모든 영양가를 응축한 알약 하나로 하루 식사를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30년 후 우리나라의 농업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농업·농촌 2030/2050 비전과 과제'라는 정책연구보고서에서 미래 농업·농촌을 둘러싼 메가트렌드로 ①초고령화사회로서 장수시대 ②글로벌 경제로서 무한경쟁시대 ③기후변화와 환경 중시로서 녹색산업시대 ④과학기술발전으로 융복합기술시대 등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또한 2050년에는 한반도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해 한반도는 아열대기후로 바뀌게 되며 이에 따라 기존 작물의 주산지가 북상할 것이고, 열대과일 재배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 논농업은 자급자족 농가와 기업농이 병존하지만 원예·축산은 대규모 농업회사가 나타나 전문경영체 중심의 농업구조가 정착돼 국내에서도 선키스트와 같은 글로벌 농산물유통회사가 출현할 것이다.

    한편 식생활 변화에 따라 품목별로 성장·쇠퇴 경향이 빠르게 나타나며,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 중국과의 분업체제에서 한국은 비교우위가 있는 원예작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과 IT발전으로 농산물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발달해 전자태그 농산물 유통시스템이 구현되고, 지구촌 곳곳에 해외농업 기지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일농업시대가 열려 북한농업은 남한의 농업기술·자재보급을 바탕으로 생산력 증대가 이루어지게 된다. 우주농업으로 발전해 우주공간에 식물공장시스템 구축도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사회는 마을과 도시 중심지를 연결하는 직결형으로 바뀌어 읍면소재지 기능이 약화될 것이며, 다양한 형태의 농촌마을이 형성되고 농촌 경관이 새로운 가치로 등장해 이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변할 것이다. 귀농 컨설턴트와 같은 새로운 농촌형 직업이 생겨나고,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30년 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번쯤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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