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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적으로 흔한 질환의 하나인 지방간은 알코올과 관련된 경우와 무관한 경우로 구분된다. 알코올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지방간은 그 발생기전이 아직 불분명한데 병리학적으로 단순 지방증과 지방간염으로 분류되고 있다. 허기환 전문의는 "매일 연속해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 정도는 금주를 하는 것이 간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가족들과 함께 3박4일 동안 휴양림 펜션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김씨는 또래 가족모임으로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들과 매일 밤 술을 마시며 휴가를 즐겼다. 하지만 달콤한 휴가 뒤 직장에 출근한 김씨는 온 종일 피곤이 풀리지 않아 무기력감을 느껴 병원을 내원했다. 그는 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김씨처럼 휴가기간 지나친 음주로 인해 간 손상 등이 발생하기 쉽다. 휴가지에서는 평상시보다 음주량이 늘어나기 쉽고 이른 시간에 시작된 술자리가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음주로 섭취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과음으로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양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이 체내에 남아 휴가 이후에도 소화장애, 구토, 두통 등의 숙취를 일으킨다. 또 저혈당 증상이나 무기력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허기환 전문의로부터 휴가철 술로 유발될 수 있는 간질환인 지방간의 유형과 원인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질환으로 양분
무증상부터 복부 동통까지 다양하게 호소
안 심할땐 3∼4개월 금주만으로도 완치

# 지방간의 종류
임상적으로 흔한 질환의 하나인 지방간은 알코올과 관련된 경우와 무관한 경우로 구분된다. 알코올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지방간은 그 발생기전이 아직 불분명한데 병리학적으로 단순 지방증과 지방간염으로 분류되고 있다.
 알코올 섭취없이 간의 지방변성, 염증세포 침윤, 간세포 괴사 등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조직검사상 알코올성 간염과 구분되지 않으며 단순 지방증과는 달리 알코올성 간염과 유사하게 간 섬유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분류된다.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에 필요한 알코올소비량은 상한선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이를 초과할 때 간에 생화학적, 조직학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상한선을 일단 넘기면 다음부터는 알코올소비량과 간질환의 중증도가 완전히 비례하지 않으며 이들 중 10~30%에서는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 경변증이 발생한다.
 
# 원인 또는 관련인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비만,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등과 같은 대사성 질환의 간 관련 이상으로 발현되기도 하나 특별한 선행 조건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환자들 중 비만이 있는 경우는 30~90%로 보고되는데, 비만의 정도가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유병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외 급작스런 체중감소나 여러 약물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는 간에 생화학적, 조직학적 변화가 보이려면 구미인 기준으로 남자는 600kg, 여자는 150~300kg 이상의 총 알코올소비량이 필요하다.
 허 전문의는 "결국 남자의 경우 알코올 80-100g, 즉 매일 위스키 반병이나 소주로는 500cc 정도를 20년간 마시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며 "체중이 적은 한국인은 이보다 적은 양으로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에는 알코올소비량 뿐 아니라 유전적 요소(알코올대사 효소의 유전적 다형성 등) 및 환경 요소(성별, 영양상태, 비만, 간염바이러스의 중복감염 등)가 동시에 작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지방간의 증상
지방간의 경우 무증상인 사람부터 심한 피로감, 우상복부 동통까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고 허 전문의는 경고한다.
 피로감은 알코올 때문일 수도 있고, 간에서 노폐물이 잘 처리되지 않아 일어날 수도 있으나 우상복부에 묵직하고 뻐근한 동통은 지방이 축적되어 간이 팽창되면 간을 싸고 있는 막이 당겨져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 상복부 또는 우상복부 불쾌감이나 메스꺼움, 식욕부진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알코올자체에 의한 위장 장애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많아 지방간 때문에 발생하였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허 전문의는 "상습적인 과음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우상복부가 결리면 한 번쯤 지방간 발생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적절한 알코올 섭취량
허 전문의는 "신체 각 부위에 미치는 알코올의 영향을 고려해 알코올의 적정량을 살펴보면 심혈관계 보호 작용 등의 순작용에 의거해 하루 한 잔, 혹은 두 잔 정도(주당 7-14잔)가 건강한 성인에서 허용 가능한 양"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여성은 알코올성 간질환이 더 심하고 더 빨리 나타나며 더 작은 양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에 주의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경우 알코올 섭취 시 간 경변으로의 진행이나 간암의 발생이 촉진되므로 음주를 반드시 금해야 하고, 임신중의 여성도 술은 절대 금기에 해당한다.
 보통의 남성과 여성이 각각 일일 80g (8잔)과 60g (6잔)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아주 위험하다.
 허 전문의는 "흔히 알코올성 간질환은 일주일에 35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안전한' 상한선은 남성은 주당 21잔, 여성은 주당 14잔 정도가 되겠으나 최근의 연구를 종합하면 여성의 경우 주당 7잔 이내를 상한선으로 여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마다 적정량의 음주량은 유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술이 가지고 있는 크고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순기능을 고려해, 음주 여부는 각자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허 전문의는 충고했다.
 
# 치료와 예방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중 비만인 사람은 총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내 축적된 지방질을 제거하는 것이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당뇨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금주를 하면서 혈당조절을 잘하면 지방간은 급속히 좋아질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기본은 금주와 영양 상태의 개선인데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금주만으로도 지방간이 급속히 좋아져 대개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알코올성 지방간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알코올성 간염이 발병할 때는 금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단 지방간이 좋아지면 알코올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특히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간질환이 있는 사람과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과음을 지속하면 간암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2,000 칼로리 정도의 식사에 75-100g 의 단백질, 그리고 적당량의 비타민 B1과 엽산을 주면 충분한데 소화 장애 때문에 칼로리 섭취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허 전문의는 "매일 연속해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 정도는 금주를 하는 것이 간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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