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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여름철 물놀이장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을 생각해서…."

 지난 10일 척과물놀이장에서 5세 남아가 물에 빠져 숨진 지 만 3일 뒤 물놀이장을 재개장하면서 구청 관계자가 한 말이다.

 중구는 무자격 안전요원 3명을 자격증을 갖춘 요원으로 새로 교체하고, 성인풀 이용 이용수칙을 강화한 뒤 슬그머니 물놀이장을 재개장했다. 물론 현장조사가 끝난 뒤라 재개장에 별 문제가 없다고 중구는 판단했다. 하지만 사고 후 휴장일수는 단 3일. 안전점검이 제대로 됐는지 의문스럽다. 5세 남아가 성인용 풀에 빠진 뒤 이용객에 의해 뒤늦게 발견된 것도 모자라 무자격 안전요원의 손에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무자격 안전요원이 배치된 것을 뒤늦게 알아챈 구청은 부랴부랴 휴장 등의 수습에 나섰지만, 단 3일 만에 점검을 완료하고 문을 열었다.

 재개장 소식에 구청 내부 분위기도 술렁였다. 하지만 재개장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 주는 이는 없었다. 어찌보면 답은 정해진 것 아니었나 싶다. 여름 성수기에 물놀이장을 하루라도 빨리 운영해, 사고 기억을 지우는 동시에 수익도 얻으려는 셈 말고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필 재개장 날이 사흘 연휴의 시작이었던 것은 우연이었을까.

 참고인 조사도 재개장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많은 주민들이 이용을 원해서 재개장했다는 관계자의 말은 쉽게 와닿지가 않는다.

 올해 중구는 물놀이장 개장을 앞두고 물놀이장 홍보와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하지만 사고 이후 구청의 모습에서 안전보다 물놀이장 대박만을 원한 모습이 아니었나 불현듯 떠오른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데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허투루 대비하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놀이 시설은 물 샐틈없는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을 염두하지 않은 물놀이장은 그 의미가 퇴색 될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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