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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던 7월 12일 일요일, 17명의 '사회공헌 달인'들이 태풍을 무릅쓰고 초복 행사 준비를 위해 도산노인복지관에 속속 모여 들었다. 각자 역할 분담에 의해 익숙한 솜씨로 인삼, 대추, 마늘 등으로 삼계탕 속을 채워 나간 지 4시간이 지나자 삼계탕 550인분이 대형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였다.

   초복인 7월 13일 아침 9시, 울산농협과 함께 하는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 주방봉사를 위해 다시 어제의 주인공들이 도산노인복지관 주방에 나타났다. 드디어 11시 30분, 어르신 입장이 시작되고 자원봉사 나온 농협 직원들의 능숙한 배식과 식사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수제 효도 삼계탕과 수박, 떡 등을 푸짐하게 드시고 너무 잘 먹었다며 인사하고 나가시는 어르신들의 뒷모습에서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이 자꾸 떠오른 하루였다. 이날 어르신들이 드신 삼계탕은 아마도 초복에 대한민국에서 소비된 수많은 삼계탕 중 가장 맛있고 정성이 담긴 삼계탕이었으리라 확신한다.

 이틀 연속 이 힘든 봉사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신 분들은 누구일까? 바로 고향주부모임 회장단이다. 고향주부모임은 전국 지역농협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성인여성 사회교육과정인 여성(주부)대학 수료생 모임이다. 물론 여성대학은 정규대학이 아니라 조합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교육과정이며, 교육기간은 주로 3~4개월, 학비는 당연히 무료이다.

 고향주부모임은 여성들에게 자주·자립·협동정신을 고취시켜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 권익을 신장하며 여성복지 및 지역사회 균형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3년에 설립됐으며, 전국적으로 30만 명, 울산에서만 1만 4,000명의 회원이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고향주부모임 울산시지회의 경우 1993년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울산시지회'가 창립된 이래 시지회 1개, 분회 14개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 관내 대부분의 지역농협들이 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향주부모임 조직을 가지고 있다. 올해 7월말 현재 중울산농협은 27기, 2,400명, 농소농협이 25기, 2,540명, 중앙농협이 18기, 1,450명, 방어진농협이 17기, 1,53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면 고향주부모임 회원들은 주로 어떤 봉사활동을 할까? 앞에서 언급한 초복맞이 건강한 여름나기 삼계탕 나눔 행사를 비롯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농번기 농촌 일손돕기는 기본,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울산쌀 홍보와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는 다문화가족과 함께 하는 사랑의 송편빚기 행사도 하고 있다. 또한 김장철이 되면 김장김치 제공을 통한 이웃사랑 실천과 우리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사랑 나눔 김장 담그기 행사를 하며, 농촌의 친환경 자원에 대한 현장 체험과 견학을 통한 정보 공유 및 우수 농산물 홍보를 위해 도시소비자 농촌 체험 활동도 하고 있다.

 다음으로 녹음이 무르익어가는 6월 어느 날, 울주군 온산읍 한 농가 마당으로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최고의 살림꾼인 이들은 익숙한 솜씨로 열무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지 서너 시간이 지나자 마당에는 맛있는 열무김치가 가득 담긴 김치통이 하나씩 쌓였다. 이들이 담근 계절김치는 독거노인을 포함한 노인복지관 등에 배달돼 사회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됐다.

 누가 이런 좋은 일들을 하고 있는 걸까? 바로 농가주부모임 회장단이다. 농가주부모임은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주부가 서로 협력해 농촌생활 활력 고취와 선진영농활동 동기부여 및 농가주부의 지위와 권익을 신장해 농촌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단체이다. 울산시 연합회와 14개 분회를 두고 있으며,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판매수익금을 조성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우리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울산시와 협력사업으로 계절에 맞는 김치를 담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계절김치 담그기 행사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팥죽을 직접 끓여 제공함으로써 울산지역 쌀 홍보 및 직거래장터 운영 수익금의 사회 환원행사인 사랑의 팥죽 나눔 행사도 하고 있고, 바쁜 농사 활동에도 불구하고 매월 1회 이상 노인복지관에서 배식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울산 관내 많은 여성단체와 봉사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고향주부모임과 농가주부모임만큼 회원들간의 단결력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가 있을까? 고향주부모임과 농가주부모임. 이 두 단체의 사회봉사활동을 지켜보면서 이 분들이야말로 정말 조건없는 참사랑과 무한봉사를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이라 생각하며, 항상 존경의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기희 회장님과 정인숙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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