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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북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쌀이 주식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활성화로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식단에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중산층이 늘어나고 전통적인 쌀의 섭취에서 밀이 토대가 되는 식품을 더 소비하는 서구화 식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식단에서 빵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중앙식품유통단체에 의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서양식 식품을 찾고 있어 식단의 변화가 명백하다고 한다. 대부분 아시아 사람들에게 있어 서양식 식품 중 비중을 크게 차지해 가고 있는 것이 빵으로 베이커리에서 생산된 빵의 맛에 심취해 가장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실질적인 소득이 높은 중산층의 증가는 밀과 같은 곡물로 가공된 식료품뿐만 아니라 붉은 고기(쇠고기·양고기 등) 및 유제품의 요구도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국도 식단의 서구화는 동남아 국가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서구화된 식단이 우리의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였고 소위 젊은 세대에게는 전통 식단보다 빵과 커피, 피자와 콜라, 버거, 스파게티 등등에 더 익숙해져 있다. 또한, 채식위주의 밥상에서 서양식 육식위주의 식단이 주가 됐다.

 쌀이 주식이던 아시아에서 식단이 점점 서양화되면서 밀의 소비가 증가하여 밀값이 상승하고 있으며, 한때 세계 곡물시장에서는 밀가루 값이 50% 이상 급상승하기도 했다. OECD는 2030년까지 세계 중산층의 2/3, 즉 33억 정도의 인구가 아시아에 살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아시아지역에서의 밀과 육류의 소비는 더욱 급증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최대 밀 생산국인 미국, 호주 등은 현재 밀 수출의 최대 호조를 맞고 있고, 호주는 증가하고 있는 밀 공급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향후 5년 내로 밀 생산량을 지금의 2배로 늘릴 계획에 있다. 하지만, 세계의 가장 큰 곡물 수출국인 미국이 최근 기후 변화와 캘리포니아 남서부지역에서의 연속되는 가뭄으로 곡물 생산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어 전 세계 곡물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늘어나는 곡물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서 미국, 호주, 캐나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뉴질랜드 및 흑해 주변 국가(우크라이나,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로 밀 공급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화로 서구식 문화가 확산되고 의식주의 많은 부분이 서양화 되었지만, 이중에서도 식단의 변화는 우리 신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의 경우 육류 섭취의 증가는 1990년대 170.3㎝에서 2013년도 약 174.2㎝로 20년 사이에 눈에 띄게 성인 남성 평균 키의 상승을 가져왔다.

 물론 외양적으로 서구화 체구가 되어 건강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실질적으론 여러 건강적인 적신호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채식위주에서 육식위주의 식단과 인스턴트식품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청소년에게도 비만·당뇨병 등 성인병이 증가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최근 들어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4위에 오를 정도로 식단 변화에 의한 위험성이 커졌다.

 전통적으로 한국과 아시아인들은 신체 구조적, 체질적으로 또는 유전적으로 밥과 채소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빵과 육식이 주인 식단으로의 급격한 변화가 건강에 이상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최근 국민의 건강과 영양적 균형을 위해서 채소나 과일, 곡류, 콩, 견과류 등 식물성 음식 섭취량을 늘리고 인스턴트와 육류 섭취량을 줄이도록 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식단은 아시아 국가들의 식사법이라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고, 아시아 사람들이 점점 서양화 되어가면서 자신들의 삭사법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고 건강적인 이상을 호소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시각이다. 달리 말하면 먹는 식단만으로도 병을 고칠 수 있고, 유전자의 기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2000년도 중후반부터 전 정부차원에서 한식의 세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다시 전통식단을 찾게 하는 것도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고 한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거라 생각된다. 서구화 돼 가는 것을 막을 순 없겠지만 국가는 건강한 국가를 위해서 신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한국인이 집착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밥맛'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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