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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민 청소년기자(매곡고2)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북중러 대(對) 한미일'로 고착화된 외교지형을 깨뜨려 동북아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집권 전반기에 닦아놓은 열강외교 기반에 더해 중국과의 안보·경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한미 동맹, 한중 협력, 한일 교류 등 3각축을 통해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3일 천안문 성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바로 왼쪽에 서서 군사 퍼레이드인 열병식을 지켜본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중국경도론'을 제기하며 한미동맹 균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며 "박 대통령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동북아 외교에서 깃발을 들고 주도적으로 외교지형을 새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피력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군사굴기를 전 세계에 과시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고 북한 도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억지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에 더해 한중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더욱 옥죄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경화 강도를 높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번 전승절의 큰 주제가 항일전쟁 승리인 만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군 위안부 등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공동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4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재개관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우회적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민생·환경·문화 분야에서 북한과의 교류를 먼저 터야 한다는 '소통로' 방침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에 거부감을 나타내며 정상회담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중 간 의견조율을 통해 한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박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 중국·미국·일본을 아우르는 정상외교의 대장정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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