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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의 표절의혹에 이어 최근 울산출신 박민규 소설가의 표절논란까지. 한국문단이 시끄럽다. 지난 6월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신 씨의 단편 '전설'은 일본 극우 성향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단 의혹을 받으면서, 만해문학상 작가가 일 극우작가를 표절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씨 역시 소설 '삼미 슈퍼 스타즈'와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단편 '난잠'의 일부 표절을 인정하면서, 한국문단은 표절과 문단권력의 실상을 성토하는 목소리로 얼룩지고 있다.

 그런데 요즘 지역 예술판을 보면 표절 정도는 약과란 생각이 든다. 어찌됐든 표절이란 더 좋은 작품을 쓰고 싶은 욕심에서 빚어진 잘못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사태는 주체가 한국 문단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국내 대표 작가들이란 점에서 이런 온정주의로 덮어줄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더 좋은 작품을 위해 윤리의식을 저버린 점과, 지금 울산 예술판을 멍들게 하는 일련의 사건은 판이하게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울산예총의 부정선거 논란 얘기다. 지난 2월에도 예총은 바뀐 중앙정관까지 개정하지 않으면서 한 후보를 출마시킨 탓에 전례없이 시끄러운 18대 회장선거를 치뤘다. 이후 선거 후유증이 봉합되긴 커녕 7개월이 흐른 지금, 사안은 막다른 길로 달려가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이 중앙의 한국예총 징계단계까지 올라가면서, 울산의 대표예술단체인 울산예총의 전국적 이미지를 또한번 추락시켰다. 문제를 제기한 이 전 후보는 징계를 결정하는 임원들에게 사건의 경위를 알리는 공문을 보냈고, 반대로 울산예총 회장은 상대측의 울산예총 고문자격에 대한 부적격함을 알리는 공문을 울산예총 9개 지회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어쨌든 한국예총이 현 회장의 최종 징계결정을 검찰수사 결과에 맡기면서,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이 전 후보는 현 회장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예총은 이 출판물 배포가 18대 회장 선거기간 이뤄졌고 배포물도 허위사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징계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이것이 검찰의 판단으로 보류된 것이다.

 하지만 울산예총 집행부 측은 예총선거가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해선 결국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고,  이 전 후보 측은 각종 증거가 정확해 결론을 섣불리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선거과정에서 뇌물수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울산예총 선거가 또다시 뇌물수수와 부정선거 의혹, 자리싸움으로 점철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데, '표절은 약과'란 소리가 어떻게 안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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