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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30여 개 사회종교단체가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의 음란물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인터넷 음란물 대책 특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 방송사에서 미성년자 시청불가 프로그램을 성인인증 없이는 볼 수 없도록 조치할 것도 주문하고 나섰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성폭력 사건의 배후에는 왜곡되고 과장된 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터넷과 케이블방송의 음란물이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사회는 어느새 성문화에 불감증을 느낄 정도로 왜곡된 문화 환경으로 덧칠해 가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고 부모의 보호를 받지 않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아무런 통제 없이 어른들의 성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무방비로 제공되고 있다. 인터넷은 이미 음란물의 천국이 됐고 각 가정에 일반화된 케이블 TV는 심야는 물론 낮 시간까지 낯 뜨거운 방송으로 도배하고 있다. 어른들이 '음란물' 단속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온라인 음란물 범람 속에서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이 아무 때나 쉽게 음란물에 접근하게 된 나머지 성폭행 등 성범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한 때 검찰이 나서 네이버 다음 야후코리아 등 국내 3대 포털사이트를 포함해 인터넷 음란물을 집중 단속했지만 한 때일 뿐 단속 시기만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음란물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달 방문자가 2000만명에 이르는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음란 동영상을 올려놓은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이동통신업체 역시 휴대전화 등을 통해서까지 음란물을 볼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청소년들의 필수품인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음란물의 바다'로 만든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다. 지난 10년간의 범죄 증가율이 29.7%인 데 비해 강제추행 사범이 91.2% 급증한 것은 온라인의 음란물 범람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기관의 분석이다. 인터넷 음란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다. 이들 음란물은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문화를 인식하게 하고 성욕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차제에 이같은 음란물이 인터넷이나 케이블 방송 등이 청소년들에게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엄격한 단속을 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나 업계, 학부모 등 우리 사회 어른들 모두가 이 같은 잘못된 성문화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 찾기에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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