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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화예술회관 관장

오늘도 도심을 환하게 밝힌 공연장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의 수다, 서둘러 퇴근한 아빠에게 달려가 안기는 딸과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관객들의 모습은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섞여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가운데, 지난 5일 예술단을 포함한 250여 명의 직원이 한데 모여 20주년을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 대한 시민 기대에 부응하고 품격있는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 보고 더욱 유익하게 나아갈 방향을 재정비하는 다짐의 자리이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산업도시로 일찍이 번영을 누린 울산이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불모지로 인식돼 시대적 요구에 다소 동떨어져 있던 울산이 품격있는 문화도시로 완성도를 높이면서 시민의 넉넉한 문화생활을 지원하고자 개관한 울산문예회관이 올해로 스무 해를 맞았다.

 최고의 공연을 관람하기에 손색이 없는 다양한 실내외 공연·전시장을 두루 갖춘 울산문예회관에는 교향악단의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관객 심장으로 파고들고, 합창단의 감미로운 하모니가 감성을 자극하고, 한 폭의 그림같은 무용단의 몸짓이 객석을 매혹하는 시립예술단의 완성도 높은 작품과 대규모 브랜드 뮤지컬, 오페라, 그리고 국내 굴지의 그림, 사진, 조각 작품이 시민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시며, 지난 20년 동안 울산을 예술의 향기로 채워왔다.

 이렇게 울산문예회관이 앞장 서서 수준 높고 참신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함으로써, 시민에게는 소위 '보는 눈'이 생겼고, 지역 예술가들 역시 높아진 시민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과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래도시 울산'을 완성해가고 있다.

 연초 김기현 시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사업 가운데,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울산문예회관의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이는 곧, 문화가 경제요, 복지며, 숱한 사회구성 요소들과도 긴밀하게 네트워크화 돼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 왠지 모를 위안과 든든함을 느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예산, 공연일수, 관객수 등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면서 품격있는 문화복지를 실현하는 공공기관의 입지를 확고히 해왔다. 시립교향악단의 미국 UN본부와 카네기홀 연주와 전시 '國展(국전) 역대 대통령상 수상작가 초대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지킬 앤 하이드', 연극 '황금연못' 등 지난해 말부터 시민들의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진 다양한 20주년 기념사업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놓쳐서는 안되는 야심작들이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대공연장에서 기념사업 일환으로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은 한국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함께 무대에 올라 명불허전 연주로 품격있는 감동을 전할 것이다. 또 12월에는 울산을 사랑에 빠지게 할 시립예술단 합동공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연출가 정갑균의 지휘 아래 대규모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울산문예회관의 발전과정과 비전에 많은 관심을 가진 시민이라면, 내달로 계획된 울산문예회관의 역할 정립과 예술단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개관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여함으로써 울산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중지를 모으는 일에 적극 동참하는 것 역시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정서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면서 문화의 랜드마크로, 지역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리더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울산문예회관이 개관 20주년을 터닝 포인트로 시민들의 문화예술 복지정책을 얼마나 활발하게, 그리고 세련되게 발전시켜 나갈지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우리 회관은 스스로 최고라고 하는 순간 더 이상 발전은 없다는 자세로 항상 노력하겠으며 더불어, 울산문예회관의 진정한 주인은 울산시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제 20살이 된 울산문화예술회관은 미래에 대한 도약을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미래발전적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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