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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은 배고플 때 하는 짓이 아니다.
 끼니는 챙겨놓고 더 많이 먹고자 할 때, 내 밥보다 남의 밥이 더 많은데 욕심이 날 때 하는 짓이다.
 올해 울산 노동 운동의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 딱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다. 코엔텍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파업을 벌이다 본전도 못찾았다.

 중소 폐기물 처리업체에 근무하면서 평균 연봉이 8,000만 원이 넘지만 파업을 무기로 무리한 돈 타령을 했다. 사측은 이들에게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았다. 직장을 폐쇄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조법 위반으로 벌금을 감수하면서도 신규 인력을 투입해 공장을 돌렸다.
 노조에 강력 대응하면서도 거래처의 신용을 잃지 않겠다는 절박한 생존 전략이었다. 결국 노조는 사측과 잠정합의했다. 합의내용은 애초 사측의 제시안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였다.
 노조의 파업으로 5억원에 달하는 회사 손실만 발생한 명분없는 전쟁이었다. 한화종합화학 노조도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이었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노조 자체가 없었다.
 한화로 이름을 바꾸자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벌였다. 회사가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도 이들은 밥그릇에 밥을 더 얹으라는 요구만 되풀이했다. 이 회사가 선택한 카드도 직장폐쇄였다. 급기야 공장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설도 흘러나왔다. 사측은 진심이었다. 손해날 장사가 뻔한데 이꼴 저꼴 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자 조합원들 일부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있다. 노조를 탈퇴하고 업무 복귀를 신청하고 있는 것이다. 밥그릇 싸움을 할려다 '목구멍이 포도청'이 될 법하니 이제와 문득 끼니 걱정이 든 것일까?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속담은 더 이상 대기업 노조에 적합하지 않다. 대의명분이나 정치적 이념 문제도 들먹일 때가 아니다.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침체 속에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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