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912m봉에서 바라본 천질바위.


# 간월산 가기전 마지막 봉우리
912m봉은 간월산을 가기 전 마지막 봉우리인 셈이다. 912m봉에는 정상 표시석이 없다. 때문에 주의해야 할 길목이다. 천질바위는 왼쪽방향이고, 오른쪽은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이다. 912m봉은 주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약간 벗어나 있다.(약 5m 정도) 천질바위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을 지나치면 안 된다. 만약 이곳을 지나치면 선짐이 질등재(선짐재)에서 지시골과 천상골로 내려서는 갈림길도 있으나 천질바위에서 한참아래 갈림길에 닿기 때문이다.
 912m봉에서 동쪽방향 왼쪽으로 천질바위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조금 뒤 912m봉 바로 아래 두꺼비바위에 도착하고, 천질바위 까지는 가파른 길이 연속된다. 912m봉에서 천질바위까지는 20여분이면 도착된다.
 
# 천질바위
천질바위는 간월산 자연휴양림에서 남서쪽 912m봉 7~8부 능선에 있다. 이 바위는 마치 산에 귀가 붙어 있는 것처럼 불쑥 튀어 나와 있어 멀리서 바라보아도 조망이 가능하다.
 바위 높이는 어림잡아 100질이나 되며, 둘레는 약70~80m에 이르는 사각형 바위이다. 천질바위의 질은 경상도사투리의 사람의 키를 두고 높이를 젤 때 쓰는 길이단위로 '키'를 '질'이라고 하는 데서 유래됐을 듯하다.
 천질바위 위로(정상부) 올라가기 위해서는 위험하게 걸쳐져 있는 로프를 타고 바위 위에 올라야한다. 바위 위에는 수많은 세월을 지나면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린 몇 그루의 소나무가 옛 모습 그대로 싱싱하게 산객들을 맞이하고, 그 아래에는 수많은 부처손들이 자생하고 있다. 바위 위에서의 경관 또한 막힘이 없다.
 간월산 동쪽사면에 부끄러운 듯 숨어 있는 안간월폭포가 발아래 있고, 저승골과 대칭되는 지시골과 천상골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그 너머로 신불산 공룡능선과 간월산 공룡능선이 우뚝하다. 바위의 동쪽과 북쪽, 남쪽은 천질의 낭떠러지로 등골이 오싹하다.      

 

▲ 천칠바위 위에서 바라본 안간월폭포와 간월산.
 천질바위 위에서 모든 것을 두루 조망한 뒤 바위를 조심해서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지시골과 천상골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다. 초입부터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산길은 너덜지대로 미끄럽고 급경사 지역으로 발목 부상을 주의해야 할 것 같다. 10여분간 가파른 길이 연속된 뒤 천질바위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선짐재와 912봉으로 가는 길이다. 줄곧 아래로 내려간다. 30여분 후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를 만난다. 오른쪽은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이고, 왼쪽은 간월굿당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길 건너 맞은편에 굿당으로 향하는 지름길도 있다.
 간월굿당을 지나 다시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천상골가든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저승골계곡과 천상골의 계곡물이 합류되는 곳이다. 계곡 합수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게 된다. 천상(天上)과 저승이라는 지명을 가진 계곡을 타고 오르면서 약간의 아이러니하게도 특이한 지명을 가진 이곳이 오늘따라 불현듯 궁금해짐은 무슨 까닭일까.


 저승골은 전형적인 V자형 계곡으로 경사가 심한 편이었다. 크고 작은 돌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곤두박질치기가 일쑤였고, 계곡을 타고 오르면서 직등이 불가능한 곳은 우회를 하면서 올라야했다. 폭포를 우회하는 길 또한 급경사의 산비탈을 오르내려야 하는 등 마치 저승의 불가마 속을 걸어가듯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올라갈수록 협곡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으며, 햇빛조차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음산해 이름 그대로 저승길 같았다.
 하지만 연이어 나타나는 무명폭포들의 비경을 바라볼 때면 마치 숨은 보석을 찾아내는 기쁨도 있었다. 또한 배내봉에서 912m봉으로 가는 능선길 조망처와 천질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일망무제였다.  산악인·중앙농협 정동지점장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