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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대중적 인기를 얻어 큰 자리로 올라가느냐는 두 가지에서 결정된다. 하나는 정치인 자신이 덕이 있는 지도자인가 아닌가, 다른 하나는 충직하고 유능한 보좌진이 주변에 포진해 있는가 없는가다. 즉 좋은 정치인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을 음지에 숨기고 일하는 참모가 있어야 한다. 좋은 보좌관 없이 좋은 정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최근 붉거진 박대동 국회의원 사태는 그의 말대로 좋은 보좌진을 옆에 두지 못한 '부덕의 소치'일 것이다. 박 의원의 전직 비서관 박 모씨는 지난 4일 자신이 박 의원 울산사무실에 근무할 당시 박 의원 요구로 월급 일부를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지역구사무실에 근무하면서 13개월 동안 자기 월급에서 매달 120만 원씩 떼어 박 의원 아파트 관리·가스비, 요쿠르트 대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

 중앙 언론은 물론 종편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박 의원은 '갑질의원'으로 낙인찍혀 코너에 몰렸다. 비서관의 주장처럼 박 의원이 파렴치한 행동을 했는지 여부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하지만 박 모 비서관이 퇴직 후 2년 가까이 지나고 경선과 공천을 앞둔 시점에서 이같이 행동하게 됐느냐에 대해서는 억측들이 많다. 사실 박 모 비서관은 박대동 의원뿐 아니라 지역 2~3명의 선거운동과 당협에서 근무한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정치 생리를 잘 아는 그의 행동은 '모시던 주군'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해서인지, 또다른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인지 알 순 없다.

 다만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보좌관'이란 직업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그의 행동이 썩 적절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보좌관은 동전의 앞뒤라는 얘기처럼 의원 옆에서 심부름을 하고 법안 작업을 돕지만, '문고리 권력'이 돼 의원보다 더 권세를 부릴 수도 있다.그래서 '정도(程度)'를 아는 '정도(正道)'가 필요하다. 언론에 폭로한 뒤 종적을 감춘 그의 행동은 정도가 아니다.

 정치는 정확히 양지와 음지가 절반씩이다. 양지에 정치인이 있다면 음지에 보좌관이 그를 돕기 위해 있다. 그렇게 서로 보완하고 도와서 사람들을 위한 정치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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