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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民俗)이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습속으로 여기에는 사상, 철학, 종교, 예술, 구전물, 풍속, 놀이, 축제 등의 정신문화와 의식주, 각종 문화재, 생산양식과 생산도구가 포함된다.
 이런 민속 가운데 많은 사람이 두 편으로 나뉘어 줄을 마주 잡아당겨 승부를 겨루는 놀이. 삭전(索戰)·조리지희(照里之戱)·갈전(葛戰)이라고도 불린다. 바로 줄다리기다.
 줄다리기는 두 팀으로 나누어 줄을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놀이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공동체의 풍요와 안위를 도모하는 데에 본질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어린시절 운동회에서 빠지지 않던 줄다리기를 떠올리지 않을까.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서 상대진영으로 밧줄을 더 많이 끌어당겨야만 승패를 나눌 수 있는 민속놀이.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나면 승패가 결정된다.  
 이 같은 우리나라 전통민속놀이인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2월 초 제10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는 한국이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와 함께 지정 신청한 줄다리기(Tugging Rituals and Games)를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켰다.
 한국 무형유산 중에는 18번째, 다른 나라와 공동등재한 무형유산으로는 매 사냥에 이어 2번째다. 세계무형유산위원회는 줄다리기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벼농사 문화권에서 풍작을 기원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문화적 가치를 인정했다.
 한국의 줄다리기는 주로 한반도 남부에서 전승되고 있다. 보통 마을 전체가 볏짚을 꼬아 새끼줄을 만든 후, 마을을 수상(水上·육지 방향)과 수하(水下·바다 방향)로 나눠 줄다리기를 한다.
 여성, 다산을 상징하는 바다 쪽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미신이 있어 보통 바다 쪽의 승리로 끝나고,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로서 의미가 크다. 줄다리기가 끝난 뒤 새끼줄을 잘라 집으로 가져가면 오래 앓던 병이 낫고 배에 실으면 만선이 된다고 전해져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승되고 있는 줄다리기 중에는 국가지정무형문화재로 경남 창녕군의 영산줄다리기와 충남 당진시의 기지시줄다리기, 시·도무형문화재로 강원 삼척시 삼척기줄다리기·경남 밀양시 감내게줄당기기·의령군 의령큰줄땡기기·남해군 남해선구줄끗기가 있다.
 울산에도 마두희라는 놀이가 존재한다. 최근 복원돼 해마다 중구에서 축제로 열리고 있다.
 300년 역사의 전통놀이인 마두희는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울산민속으로, 조선 영조 25년(1749년) 학성지에 기록돼 있다.
 울산은 동대산과 무룡산이 방어진 앞바다로 들어가는 지형으로 이를 줄로 걸어 당김으로써, 정기를 끌어오자는 뜻으로 행해졌다.
 단오때 병영과 울산부 사람들이 객사 종루 앞(현 울산 중구 성남동 시계탑 사거리)에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형태가 분명하여 돈과 노력만 있으면 보존이 쉬운 유형문화재에 비해, 형태가 없기에 돈과 노력으로도 보존이 어려운 게 민속이다.

 민속을 지탱해 오던 농경사회가 붕괴되고, 이농현상으로 민속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마을이 해체되면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구청은 마두희의 역사성과 줄다리기를 주제로 한 마두희놀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두희 상징조형물을 제작키로 했다.
 중앙길 일대 구 상업은행사거리에 총 3억원의 예산으로 설치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 가는 우리 고장의 민속을 정리하고,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을 가려내어 보존, 전승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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