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년 이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변수이자 불확실성이었던 미국의 금리정상화가 드디어 시작됐다. 2006년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하 '연준')가 17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한 지 9년 6개월만이고,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25%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단행한 금리인상이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완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타당하다고 보는 수준보다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과 점진적 금리인상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연준 회의 관전 포인트는 '위원 전원 만장일치'라는 점과 성장률 및 물가 전망은 지난 9월 수치와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먼저 미국의 첫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을 살펴보자. 지난 5월부터 줄곧 금리인상 신호를 주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의 제거 및 해묵은 악재의 소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따라서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는 상승해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는 것 같다. 

 국내 금융시장은 예고된 악재에다 점진적 금리 인상 소식에 따라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 채권금리는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다음은 미국이 내년에 얼마나 금리를 올릴 것인가이다. 향후 미국 기준금리는 이번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느린 상승 속도와 상승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위원들의 내년도 금리 전망치 중간 값이 1.375%이기 때문에 이는 내년 말 기준금리를 1.25~1.50% 정도로 예상하며, 금리 인상 속도가 분기 1회 정도가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고, 특히 이번 겨울 이상한파가 없어 내년 1분기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금리 인상은 3월쯤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주요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고,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3회 정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이번 미국 금리 인상의 또 다른 측면은 미국이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미국 구매력의 원천인 고용지표의 개선은 미국 소비 개선을 의미하고, 미국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미국 이외 국가들이 미국의 부족한 생산을 채워주는 전통적인 글로벌 경제 메카니즘 부활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리인상 시기와 폭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그 동안 미루어왔던 자금집행과 적극적 포지션 구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 호재 요인으로는 달러 자금의 조달비용 안정으로 국내 주식시장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경기개선으로 한국 등 여타 생산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악재요인으로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11년 만에 최저수준까지 접근하고 있으며, 국내 부동산 경기 과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경기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중공업·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산업의 생산과잉 문제는 단기간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주식시장을 낙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채권시장 측면에서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금리가 하락했지만 단기적으로 연말 요인과 은행 규제 강화 및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은 금리에 악재이다. 그러나 글로벌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미국의 느린 금리 인상, 양호한 국내 장기채권 수급 상황 등으로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있다면 회전식 정기예금 가입도 괜찮을 것 같다.

 환율은 금차 금리 인상과 기타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감안하면 달러의 추가 강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원화는 약세가 되어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보이며 달러 자산 포지션 확대도 좋아 보인다. 또한 미국 금리 인상도 중요하지만 유가 하락 및 중국경제 동향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기회는 항상 위기와 같이 온다고 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가 어쩌면 투자의 적기일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정책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예측 가능한 정책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리 대비를 하기 때문에 시장에 선순환을 가져 온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와 예측 가능한 정책 시행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는 재도약을 맞이하는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