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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3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박근혜 정권 출범 4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20대 총선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울산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울산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6개 선거구를 싹쓸이하면서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전 지역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 지가 선거판 전체를 관통하는 관전포인트다. 아직 선거룰이 확정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총선 주자들은 벌써부터 초반 판세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제20대 총선 울산지역 풍향계를 짚어본다.  편집자

與, 지지도 높은 곳 우선추천지역 지정
울산지역 1∼2곳 선정 될 가능성 대두

인물난 야권 이번엔 경선 치를만큼 많아
후보단일화로 1대1 대결 땐 가장 큰 변수

여야 모두 변화요구 철저히 대비해야
유권자들도 정당보다 인물보고 뽑아야

# 새누리당 물갈이, 어디까지 갈까
울산에서는 현역의원 6명이 모두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우선추천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키로 함으로써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가 불가피해졌다. 오픈프라이머리로 경선이 치러지면 인지도에서 앞서는 만큼 자신감을 내비치던 울산의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울산에서는 1명이 바뀌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의 경우 지역 현역 의원들의 정치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 지나치게 고령의 의원들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회 주변에서는 "울산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게다가 진보세력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 행보에 들어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새누리당 내에서 나온다.
 역대 새누리당 현역 의원 교체율은 △제17대(2004년) 36% △제18대(2008년) 39% △제19대(2012년) 41%로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새누리당은 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하더라도 내부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경선을 실시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경쟁력 높은 현역 의원은 함부로 탈락시킬 수 없다. 이에 따라 울산은 1~2곳이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선투표제 등 여권의 공천개혁 로드맵 등 가파른 정치 상황에서 종합해 볼때 울산지역 현역의원은 '반타작 공천' 조차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야권 국회의원 배출하나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진보진영이 차지하고 있던 북구마저 승리하며 울산 6개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시장, 구청장 등 단체장 자리까지 모두 차지하며 울산 전체를 '텃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 총선에서도 '새누리 독식'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이미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선거때마다 인물난을 겪으며 후보 내기에 급급했던 야권들의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중구, 동구, 울주군 등에서 경선을 치러야 될 만큼 후보군이 넘치며 6개 지역구 모두 후보를 냈다.
 정의당과 노동당은 동구와 북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당선을 위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옛 통합진보당 시절 구청장을 지낸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노총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고, 남구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가 출전했다. 안철수 신당은 현재까지 뚜렷한 출마 후보군이 없어 울산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관건은 결국 야권후보의 단일화에 있다. 유권자의 성향이나 지역 분위기로 볼 때 일대일 구도가 아니면 야권의 승리는 거의 희박하기 때문이다. 결국 야권 후보들의 자기희생적 후보단일화만이 4년전의 전철을 밟지 않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역대 최고 흥행 기대
선거 때마다 최대 격전지인 북구는 이번 총선에도 현직 의원에 맞서 전직 구청장 2명과 전직 국회의원 2명이 도전장을 내면서 또 한번 보수와 진보의 격돌이 예상된다. 박대동 의원의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 사태가 변수가 된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 공천권의 향배가 관심을 모우고 있다.
 울주군도 새누리당 공천이 변수다. 5명의 쟁쟁한 후보들이 펼칠 공천 전쟁이 결선보다 더 재미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출마 등 여권이 분열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 1호인 정찬모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과의 1대1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남구갑과 남구을은 이채익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심규명 변호사, 박맹우 의원과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또다시 1대1 진검승부를 겨룰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중구는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5선 고지 달성 여부가, 동구는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조선경기 침체 등이 어떤 표심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울산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배출 여부도 눈길을 끈다. 울주군 청량면 출신인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새누리당 비례대표 영입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 울산 비례대표 1석을 배정하겠다고 수 차례 약속한 바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많으면 지역구 의원 6명에 비례대표 의원 2명 등 8명의 국회의원을 울산이 배출할 수도 있다.
 
# 내년 총선 최대 키워드는 '변화'
올해 총선에서는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혁명에 가까운 개혁을 이룬다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공멸한다. 여야 모두 해당한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지역민들의 요구에 충실히 응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주민들은 여당 의원들에게 집권당답게 지역구 민원을 챙기면서 국가적 현안에 적극 대처하고 해법을 모색하라고 주문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지역구 이익에만 매몰되는 국회의원을 원하는 유권자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도 달라져야 한다. '감'도 안 되는 후보를 내놓고 도와달라고 해서는 안된다. 능력과 자질 면에서 새누리당에 뒤지지 않는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바뀌어야 한다. 인물은 따지지 않고 정당만 보고 투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느 후보가 국가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한 인물인지 엄격히 따져야 한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자신이 잘못 선택해 놓고 4년 내내 후회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올해 제20대 총선은 울산 정치권이 한 단계 도약하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계기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울산 정치는 3류로 전락하게 된다. 여야의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의 각성이 절실하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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