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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또 다른 이름은 '현대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울산을 쥐락펴락 한다는 의미다. 두 회사가 기침하면 울산은 감기가 걸린다는 우스갯소리는 처절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올 한해 두 회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동법 개악 저지라는 대 명제를 배경으로, 치열한 임금 협상을 진행했다. 파업이 벌어졌고 울산은 벌벌 떨었다. 두 회사의 생산 라인이 멈추면서 하도급 업체들은 울상을 지었고, 주변 상권은 얼어붙었다. 다행스럽게도 해를 넘기기 전 두 회사 노사는 극적으로 임금 협상 등을 타결했다. 울산 전체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협상이 해를 넘기면 돌아오는 세금 폭탄을 우려한 조합원 정서가 반영됐는지 어땠는지는 알 바 아니다. 당장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임단협 합의에 따라 성과급과 격려금을 많게는 1,000만 원 이상 받아 챙긴 조합원들이 주머니를 열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 1명이 100만 원을 소비한다고 단순하게 가정해도 550억 원이 풀린다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현대차 주변 명촌 상권과 중공업 인근 동구 상권은 벌써 북적북적 하다는 소문이다. 울산의 2곳 백화점도 새해맞이 세일에 들어가면서 이들에게 "어서옵쇼"다.

 참으로 대단하고 영향력 있는 회사고 직원들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파티는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늘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고 올해 두 회사의 임단협도 도돌이표다. 어쩌면 올해는 더 어려울 수 있다. 두 회사 노조 모두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는 식으로 잔뜩 벼르는 강성 노조다.

 명촌에서 식당을 하는 김 사장과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박 사장 입장에서는 당장 내일이 불안하다. 이들의 절규, "같이 좀 먹고 삽시다"가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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