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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
부본부장

2016년 붉은 원숭이해를 맞아 울산농협이 꼭 이루고 싶은 숫자가 있다.

 '1만 5,000' '1,000' '200'

 첫 번째 숫자 1만 5,000은 울산농협 사랑나눔봉사단이 올 한해 펼칠 봉사시간을 말하며, 두 번째는 1,000억 원으로 올해 말까지 최근 5년간 울산농협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금액을 의미하며, 마지막 숫자 200억 원은 울산농협이 올 한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금액이다.

 농협에서는 지난해 말 올해 사업계획과 그에 수반되는 수지예산에 관한 기본 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마무리 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라 가볍게 여길지 모르지만 농협은 수입 측면에서는 일반형태의 사업을 하면서 지출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의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고민이 수반된다. 특히, 최근과 같은 사업여건이 어려운 시기와 겹치면 곡간 채우기가 쉽지않아 지출 항목에 맞춰진 사업계획 결정까지는 상당한 줄다리기를 피할 수 없다. 사업리스트는 늘어나고, 어렵다고 하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1월이 되면 전년에 계획한 일에 대한 성적표를 조합원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에 내보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방식에 의한 계획에 의한 성과이다 보니 측정이 쉽지 않다. 비계량적 요소 중심의 성과는 보기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갖기에 수치화도 어렵고, 평균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어렵다 보니 농협은 한해를 보내면서 "이것이  성과물"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매년 잘했느냐 못했느냐의 계획대비 달성도 보다는 어떤 일을 다하지 못했는가를 살펴보기 위한 반성의 과정을 거치는 의미가 더 강하다. 회계장부인 손익계산서가 보여 주지 못하는 것들이 사업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농협은 지역과 하나되기 위한 노력에 무게를 두고 사업방향을 설정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업 틀을 지역의 필요에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먼저 고려된다. 매년 사업에서도 나름대로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원칙들의 실천 여부가 계획과 평가에서 중요하다.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협동조합의 정신이 실현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조직 생존에 기초한 수익적 측면보다는 목적사업이 먼저 제시되고, 지출이 우선시 되는 계획이 만들어진다. 기업과 협동조합이 차이가 있다면 아마 이 부분이 가장 두드러지는 점일 것이다. 기업체는 일정 부분 영업이익을 먼저 확보하고, 그 바탕에서 지출을 고려하는 반면 농협은 지출 항목을 먼저 결정한다.

 2016년 계획에서 농협이 어떤 일들에 무게를 두었는지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해 개략적으로 소개해 본다.

 울산농협은 농업활동과 농산물유통에 연간 130억 원, 5년간 650억 원 이상의 자원을 투입한다는 기본원칙을 세웠다. 한해 울산농협이 투자할 수 있는 총액을 200억 원 수준으로 볼 때 약 65%에 이르는 규모가 농업 관련된 사업에 배정된다. 농협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고 계속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협동조합은 위에 소개된 형태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일들이 당위성을 갖게 되는 장점을 기초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농협도 지역 내 경제와 생활의 중심체로서 공익적 일들을 사업의 중심에 두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가치는 높게 평가받게 되는 것이라 믿으며 그런 장점들이 최대화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농협조직의 그런 특성은 조직 정서로 확대돼 임직원의 자발적 활동과 연계되어 긍정의 에너지로 나타난다. 사랑나눔 활동을 중심으로 한 임직원들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다. 앞에서 소개한 사업에 관한 숫자에 이은 울산농협의 또 하나의 지향하는 숫자 1만 5,000시간은 임직원의 숭고한 땀의 정도를 계량화해 보여 주는 숫자이다.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때로는 어르신을 돌보기도 하고, 농사철에는 일손을 돕기도 하고, 나눔을 위해 연탄을 배달하기도 하고, 한 그릇이라도 정을 나누고자 팥죽을 나르기도 한다.

 울산농협은 2016년 세 가지 숫자를 중심으로 하는 귀한 약속을 가슴에 품었다. 1만 5,000시간, 1,000억 원, 200억 원이라는 숫자는 울산 전체로 보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조직이 매년 지속적으로 그 일을 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내 모든 관계자들이 애정을 갖고 그 일을 살피고 때로는 격려로, 때로는 질책으로 함께 해주고 있다. 그 약속이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동기를 유발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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