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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 지구상에서 살아남은 동식물의 특징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종(種)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했다.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는 찰스 다윈이 말한 것처럼 '강한 자(the Strongest)'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the Fittest)'인 것이다.

 변화에 맞춰 적응해 나갈 때 성공할 수 있고 단 1%의 생각이 변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1%의 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조직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악취와 해충으로 인해 혐오시설 취급을 받았던 삼산배수장이 악취 해소는 물론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시민들의 명품 휴식처로 변신한 일은 주목받기 충분하다.
 삼산배수장은 삼산들 농경지와 신정동 일원 주거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1989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하루가 다르게 도시가 발전하면서 도시화의 폐해이자 성장통이라 할 수 있는 환경오염은 삼산배수장도 피할 수 없었다.

 도심에서 발생하는 원인미상의 생활오수와 각종 비점오염원이 태화강 방류지점에 위치한 삼산배수장 유수지로 흘러들었고 유수지에 장기간 저류되면서 심한 악취를 발산했던 것이다.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울산시와 남구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유수지 바닥 퇴적오니를 준설하고 콘크리트 포장, 오수배제시설 및 탈취시설 설치 등 다각적인 노력을 다했지만 악취의 근본적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크고 위대한 변화가 항상 거창하고 복잡함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단순하지만 새로운 사고로 접근할 때 문제해결 방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삼산배수장 악취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남구가 실시한 삼산배수장 환경정비사업도 새롭지만 단순한 사고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가져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배수장에 부속된 유수지는 항상 유입수를 일정 수위로 가둬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저류수 수질정화를 통한 악취해소를 위해 오염수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유수지 내 물억새, 꽃창포 등 수질정화기능을 가진 수생식물을 심었지만 넓은 면적의 오염된 저류수 정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남구는 삼산배수장 악취해소 대책과 유수지 활용방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수도권 선진도시 배수장유수지 이용 모범사례 벤치마킹 등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친환경적 배수장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새로운 사고로 접근해 비가 많이 올 때만 일시 저류하고 평상시 유수지를 건조시킴으로써 그동안 시민들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하기에 나선 것이다.

 우선 남구는 유수지 내 길이 181m의 도수로를 조성하고 법면부에는 옹벽과 스탠드 구조물을 설치해 유수지를 건조 상태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어 유수지 바닥에는 다목적 트랙과 농구장, 족구장을 조성했고 화장실, 음수대 등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유수지공원에는 황토산책로와 실개천, 장미터널을 조성하고 조경수목은 수목학습장 기능을 겸할 수 있게 잘 정비해 시민들 정감을 느끼고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완료 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악취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공기희석관능법에 의한 기준치(15배 이하) 보다 절반 이하인 3~7배로 판정돼 악취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 드디어 준공돼 시민들에게 개방됐고 벌써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준공식에는 많은 지역주민이 참석해 그동안 악취고통으로 부터 완전히 해방되었음을 기념하고 혐오시설에서 벗어나 명품휴식처로 변화했음을 축하했다.

 이처럼 삼산배수장이 본래의 기능과 더불어 스포츠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명품 휴식처로 변신하게 된 것을 매우 반갑고 의미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께 사랑받는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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