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바라만 보아도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쌍두봉. 사진은 쌍두2봉에서 바라본 쌍두1봉.

상운산(上雲山)은 가지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낙동정맥이 경주단석산과 백운산을 지나 일자로 길게 이어져오면서 삼강봉과 백운산, 소호고개를 지나 고헌산에서 용틀임을 하듯 솟구쳐 오른다. 고헌산에서 기세를 올리며 본격적으로 영남알프스에 진입한 낙동정맥은 언양의 진산(鎭山)이 되고, 외황재로 흘려 내려오면서 다소 숨 고르기를 한 뒤 운문령(630m)에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상운산까지 이어지고, 일망무제(一望無際) 가지산에서 절정을 이룬다. 상운산은 학심이계곡 좌골과 용미폭포, 비선폭포의 발원지이기도 하며, 쌍두봉을 이루는 주봉(主峰)이기도 하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두개의 봉우리
암봉·암릉에 둘러쌓여 운치 더해
바위 타고 오르는 구간 스릴 만점


# 천문사 주차장서 산행 시작
이번 산행은 청도와 언양을 잇는 69번 지방도를 따라 곡예 운전하듯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운문령에 오른다. 산행에는 삼산밀면 대표인 신현규씨와 울산 대덕카 대표 설오훈씨가 동행을 했다.
 고갯마루 운문령을 넘어 청도방향으로 약 6㎞정도 가다보면 운문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삼계1교 다리를 지난다. 왼쪽으로는 신원천이 길게 이어지고 삼계리 마을이 가까워지면 왼쪽으로 물레방아가든, 칠성슈퍼간판이 눈에 들어오고 조금 뒤 황등산 천문사를 알리는 돌 표지석이 보인다.
 대중교통 이용 시 *삼계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길 건너 천문사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천문사로 가는 길목이다. 천문사 입구를 좌측으로 하고 마을 옆으로 돌아가면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고, 주차장 입구에는 운문산 생태경관보전지역 감시초소도 있다.
*삼계리는 3군데 계곡물길이 합수되어 한곳으로 모여든다. 즉 신원천(생금비리)과 배너미재, 계살피계곡 물길이 삼계리에서 모인다 해 붙어진 지명이다.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배너미재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길 주변에는 많은 펜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천문사 돌담길을 돌아 오른쪽으로 넓고 완만한 산길은 배너미재로 향하는 등산로이고, 돌담길이 끝나는 부분에서 왼쪽은 쌍두봉과 상운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이다.
 왼쪽으로 시그널이 몇 개 걸려있는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초입길은 다소 희미하고 천문사 측에서 철조망으로 길을 막아 놓아 철조망을 우회해 조금 오르다보면 본 등산로와 만난다. 초입부터 경사가 제법 심한 오르막길이 연속된다. 뒤로는 천문사와 삼계리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경관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추운 날씨지만 벌써부터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겉옷을 하나 벗어야 할 정도로 심한오르막의 연속이다. 40여분 뒤 돌탑이 있는 첫 봉우리(669m)에 도착한다.
 이곳은 지도상 황등산이라 표기되어 있는 곳이다. 누군가가 쌓은 돌탑이 이곳을 지키고 있고 오른쪽으로 나선폭포를 가장 근접해서 바라 볼 수 있는 전망바위가 있다. 삼계2봉에서 갈라지는 두 개의 능선, 즉 낙타바위 능선과 배너미재 능선 사이에 마치 여자의 음부를 닮은 쪼개진 바위사이에 나선폭포가 보이고 그 아래로 배너미계곡과 삼계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 막힘없이 탁트인 시야
이곳에서 한숨을 돌리고 쌍두2봉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이때부터 좌우로 펼쳐지는 경치는 막힘이 없다. 능선을 따라 오르면서 고개를 뒤로 약간 돌리면 옹강산이 덩그렇게 버티고 있고, 그 옆으로 문복산과 학대산이 일자로 길게 이어지고, 나선폭포가 있는 삼계2봉이 지룡산 자락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두개의 무덤을 지나 약 1시간정도 오르다보면 쌍두2봉(좌봉)에 도착한다. 쌍두 2봉은 주 등산로에서 좌측으로 약간 벗어나 있어 자칫하면 지나치기 쉽다. 쌍두2봉(862m)임을 표시하는 곳으로 누군가가 작은 돌에 쌍두2봉이라 적어 놓았다. 이곳에서 쌍두1봉은 손에 닿을 거리에 있고 그 아래로는 황등산 봉우리가 마치 자라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


▲ 헬기장(1,038봉)에서 바라본 쌍두봉.
 쌍두 2봉을 뒤로 하고 1봉을 향해 출발한다. 2봉과 1봉으로 향하는 산길은 편안하다. 10여분 뒤 커다란 바위 암봉이 앞길을 막고 있는 쌍두1봉 봉우리 아래 도착한다. 쌍두봉 산행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30여m 암릉길이 가장 스릴있고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등골이 오싹 할 정도로 아찔하다. 밧줄도 묶어져 있다.
 이곳에서 직등을 하려면 30여m의 바위암벽을 타고 올라야 한다. 바위를 타고 오르는 재미 또한 쏠쏠하지만 겨울 산행 시에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바위아래에서 직등이 불가는 하다면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산길도 있다. 바위 너덜길을 조심해서 돌아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너덜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쌍두2봉(910m)에 오르는 길이 열려 있다. 바위를 타고 조심해서 쌍두1봉에 올라선다.
 정상에 세워져 있었던 정상석이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고의로 정상석을 파괴하여 없어버린 것이다. 2014년 3월까지만 해도 누군가가 깨진 정상석을 붙여 놓은 표지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산을 찾은 산사람들이 굳이 왜 이런 일들을 했을까?
 쌍두1봉(우봉)에 올라서면 사방이 막힘이 없다. 조금 전 지나왔던 2봉은 손에 잡힐 듯 내려다 보이고, 삼계마을과 좌우로 펼쳐지는 문복능선과 지룡산 능선은 마치 쌍두봉을 감싸 안고 있는 듯하며 위로는 상운산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또한 암봉 왼쪽은 가파른 낭떠러지와 암릉으로 이어져 있어 그 경관이 뛰어나다. 
 
#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모습
쌍두봉(雙頭峯)은 삼계리 마을에서 올려다보면 두개의 봉우리가 마치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1봉 꼭대기는 높이가 30m쯤 되는 바위 봉으로 직벽 형태이고, 2봉은 1봉에서 다소 떨어져있는 독립 봉(峯) 이다. 쌍두봉은 바라만 보아도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산 애호가들은 이 신비로움이 발길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두개의 봉우리가 비슷한 위치에서 솟아 있고, 두개의 암봉이 겹쳐 우뚝 솟은 쌍두봉은 마을 입구에서 천문사로 가는 다리 위에서도 볼 수 있다.
 쌍두1봉에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한 뒤 올라갔던 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상운산으로 향한다. 산길은 다소 완만하다. 좌우로 펼쳐지는 경관을 구경삼아 1㎞ 정도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운문산 자연휴양림 방향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 왼쪽능선 아래 계곡에는 운문산 자연휴양림과 아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용미폭포가 있다. 운문산 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헬기장(1,038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제법 가파른 산길의 연속이다.


 첫 번째 헬기장에 도착한다. 쌍두봉에서 이곳까지 약 40분가량 소요된다. 오른쪽은 배너미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고, 진행방향 직진하면 상운산으로 향하는 등로이다. 헬기장에 오른 뒤 이후부터는 산길은 차츰 완만해진다. 두 번째 헬기장과 세 번째 헬기장(1,059m)을 지나면 상운산-1.2㎞, 가지산-4㎞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상운산을 거치지 않고, 쌀바위와 가지산으로 가는 지름길도 있다. 상운산으로 향하는 주 등산로를 따른다. 조금 뒤 상운산 정상 조금 못 미치는(0.1㎞)지점 갈림길에 도착하고, 곧이어 상운산 정상에 오른다. 세 번째 헬기장에서 20여분 걸린 셈이다.

# '구름위의 산'
상운산(上雲山)은 운문령에서 또는 석남사에서 일주문에서 귀바위능선을 따라 가지산에 오르는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상운산의 이름을 풀어보면 위-상(上), 구름-운(雲), 뫼-산(山)이다. 즉 구름위의 산이다.
 운문령에서 쌀바위로 이어지는 능선의 최고봉인 상운산은 평소에도 편서풍(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바람 - 학심이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탓인지는 몰라도 수시로 산 정상부는 구름으로 덮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상운산(1,114m)은 높이가 1,000m급 이상의 봉우리로 영남알프스 반열에 들어도 손색이 없다. 서쪽으로는 학심이계곡의 발원지이기도하며, 북쪽으로는 운문산 자연휴양림, 동쪽으로는 귀바위가 있으며, 남쪽으로는 석남사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새해맞이 일출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의 명성에 가려 그 이름이 약간 벗어나 있지만 정상은 1,114m로 새해 일출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접근성 및 일출광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주에 계속
 산악인·중앙농협 신복지점장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