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업교육을 넓은 의미로 볼 때 직업과 관련되어 행해지는 정규 또는 비정규의 모든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의미로 정의할 때, 직업교육은 전문대학 졸업 정도 이하의 학력을 필요로 하는 특정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규 또는 비정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도 노동의 성격이 변화됨에 따라 직업교육을 모든 이를 위한 평생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0~70년대에 공업계 고등학교의 약진은 그 시대 폭발적인 기술 인력의 수요를 충당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그 때 체계적인 직업 교육을 받은 기술 인력이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80년대 필요 이상으로 대학 입학 정원을 늘임으로써 사실상 실업계 고등학교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맞았고 증설되는 고등학교는 대부분 일반계 고등학교로 채워졌다.

 그 결과가 지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대졸 미취업자의 급증과 생산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대졸 구직자는 늘어만 가는데 중소기업체에선 부족 인력을 저개발국에서 온 산업 인력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국가적인 직업교육의 실패 때문에 지금 청년세대가 구직난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세계에서 직업교육이 가장 성공한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만큼 직업교육의 역사가 길고 체계화되어 있는 나라는 없다. 독일에서는 1단계 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대부분 직업학교에 진학해 이원화 교육제도를 통해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이원화 교육제도와 학교에서의 직업교육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독일 특유의 이론과 실습을 결합한 이원화 직업훈련제도가 바로 마이스터 제도다. 그 세부 과정도 파흐베르슐레(전문학교), 파흐김나지엄(특수고등학교), 베르푸스파흐슐레(전일제 직업전문학교) 등으로 매우 전문화돼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경직화되어 있는 우리의 교육 제도를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직업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일반고 3학년 학생을 상대로 하는 직업 위탁 교육을 저학년도에게도 허용해 전 학년에 걸쳐 학생에게도 확대 운영해야 한다. 일반계고 저학년 학생들이 실업계 특성화고로 전학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게끔 해야 할 것이다.

 특성화 고등학교 입학을 원하는 학생을 다 수용하지 못해 일반계 고등학교에 가야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특성화고등학교의 증설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에서도 일반계 고등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직업능력개발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직업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일찍부터 직업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벌보다는 전문성과 실력을 바탕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직업교육이 활성화 될 것이다.

 어떤 직업이든 '직업은 천직'이라는 인식을 어려서부터 심어 주는 것이 직업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서양 사회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는 현실적이었다. 영어로 직업이란 단어 vocation(직업)의 어원은 소명(召命)이란 뜻이다. '신의 부름'이란 뜻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그대로 배어 있는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일하는 것이 기도'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