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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여천천의 마지막 오점으로 남았던 침사지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구가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한 '여천천 하구 침사지 영향 및 수질개선방안 연구' 용역 결과가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용역은 침사지가 여천천 하류 악취의 원인이 된다는 첫 번째 과학적 근거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천천은 197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 영향으로 죽음의 강으로 불릴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공단의 유해화학물질과 생활하수 등이 흘러들어 썩은 냄새가 진동해 주민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다. 

 남구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고향의 강 조성사업 등 총 570억 원을 투입해 여천천을 정비, 생태하천으로 변모시켰다. 수년간 퇴적된 오염물질을 걷어내고 태화강 유지수를 끌어다 공급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던 강은 물고기가 떼지어 다닐 정도로 깨끗해졌고, 주변 경관도 정비돼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정비에도 불구하고 여천천을 온전한 생태하천이라고 부르기에는 찝찝했다. 여천천 하류 악취의 근원으로 지적된 침사지 문제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오염물질이 쌓였음에도 단 한 차례만 준설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여천천 정비 후에도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 남구청, 항만공사, 해양수산청 관계기관은 서로의 입장만 고수했고, 침사지가 여천천 하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 게 없었다.

 이번 용역에서 평균적으로는 여천교 인근(약 2.3㎞)까지, 최대 광로교(약 4.1㎞) 인근까지 오염물질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조사되는 등 원인은 명확해 졌다. 특히 침사지에 대한 기능평가와 수질영향 평가 결과 침사지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목되고 있다. 

 여천천 정비로 인해 유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본연의 기능을 잃었을 뿐 아니라 침사지 철거 시 한비교 사이 BOD는 18.8~100%, TP는 90~617.4%까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이제는 관계 기관의 협의만 남았다. 악취 발생 원인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나온 만큼 철거든, 준설이든 조속한 협의를 통해 생태하천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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