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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는 봉사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난해 11월 임명장을 받았다. 울산시 중구 학성동 주민센터에 발령을 받은 후 환경, 건설, 일자리 등 생활민원 업무를 보고 있다. 공직생활 첫걸음 후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그간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본다.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가운데 '쓰레기 불법 투기' 관련 정책과 공무원 새내기로서 느낀 점을 피력 하고자 한다.

 지나가는 한 사람이 들고 있던 쓰레기를 길가 아무데나 버렸다. 그 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두 명씩 버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라 생각하고 온 동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인근 주민들 민원이 폭주하여 행정 당국에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서 수거를 했다. 그 후 또 누군가가 버리기 시작했다. 일명 '깨진 유리창' 효과가 발생하여 멀쩡하던 거리는 상습 무단투기 지역으로 변하게 되고 치워도 끊임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쓰레기 처리 원인자 부담 원칙과 부족한 자원 재활용을 위한 폐기물  정책은 일반쓰레기 및 음식물류 폐기물 종량제, 폐기물 재활용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시스템은 분리 배출, 수거, 처리로 이루어진다.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불법으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여 적발 시 구청은 최대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한다. 
 정부는 쓰레기 종량제를 1995년부터 시행했다. 일반 쓰레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과 일부 음식물류 폐기물로 가정과 사무실은 슈퍼 등에서 구입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한다. 구청은 수거 후 쓰레기 소각장에서 소각 하거나 매립장에 매립하여 처리한다.

 우리시는 음식물류 폐기물 종량제를 2008년 9월 시행했다. 가정과 식당 등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전용용기에 담아 스티커를 부착한 후 배출해야 한다. 구청은 수거하고 재활용 업체는 음식물 처리시설에서 처리하며 농가는 퇴비 등으로 사용한다. 호두 껍데기 등 견과류와 뼈다귀 같은 것은 음식물 처리시설 고장 원인이 되므로 일반 쓰레기와 같은 방법으로 각 가정은 분리배출해야 한다.
 재활용 가능 폐기물 분리배출 제도는 일반쓰레기 종량제와 함께 시행됐다. 주로 공산품 중(PETE, HDPE, LDPE, P·P, P·S 등) 분리배출 표시가 있는 것은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종류별로 분리배출 하도록 돼 있다. 이 또한 수거는 구청이 하고 재활용 업체는 선별 압축 등을 한다. 기업체는 제품을 만드는 원료 등으로 재활용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일반 쓰레기 종량제 등의 제도를 시행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대부분의 국민은 제도를 이해하고 지키고 있는 반면 일부 무지한 사람들이 제도를 무시하고 탈법을 자행하고 있다.
 매일 오후가 되면 필자는 쓰레기 불법 투기를 점검하고자 관할 지역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쓰레기 불법 투기 시기와 방법은 다양하다. 주로 불법 투기는 새벽에 이루어진다. 낮에도 보는 이를 의식하지 않고 버리기도 한다. 검은 봉투 등에 일반쓰레기, 음식물류 폐기물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쓰레기를 넣어 무단으로 투기 행위를 한다. 심지어 재활용 폐기물 내에 가축 사체까지 들어 있어 선별하는 업체 종사자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쓰레기 불법 투기 방지를 위해 중구는 행·재정적으로 엄청나게 큰 낭비를 하고 있다. 대 구민 홍보를 위한 홍보물 제작, 불법투기 쓰레기 수거, 84기 감시 카메라 운용, 새벽 시간 감시차량 투기지역 배치 등에 따른 인력과 장비가 동원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3억 원 가량의 많은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이동식 감시카메라 13기를 운용하기 위해 예산을 반영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한 배를 탄 선원들이나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권리의 확대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참여와 주인의식의 강화를 통해 비로소 보장된다. '참여한다'는 말은 영어의 participate를 번역한 것인데 part(부분)+cipite(화하다)로 구성된 단어다. 바로 국민 개개인이 공동체의 한 부분을 구성하기 때문에 나 자신이 바로 공동체의 주인이라는 것이며 자발적으로 스스로 의무를 다하는 것과 동시에 마치 내 일처럼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길거리를 우리 집과 같이 생각한다면 함부로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할 일도 없을 것이다. 또한 온 국민이 부담하는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것도 결국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깨끗하고 활기 넘치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단초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내 집 앞과 나의 주변은 내가 치우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한 사람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바뀌면 온 세상이 바뀐다는 마음과 주인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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