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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으로서 일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육아도 일 못지않게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변에 가까운 주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아이가 미워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 필자도 육아를 겪어보니 하루하루 변화하고 커가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힘든 것 보다 즐거움이 더 크지만, 힘들어 하는 부모들의 심정도 몸소 이해한다.

 최근 세상을 놀라게 한 인천의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고 기성세대를 살아가는 부모로서 그 아이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남는다. 아이의 아버지는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였고 학대를 일삼았다고 한다. 계모 역시 아이를 돌보지 않고 아이를 학대했다.
 아이가 배관을 타고나와 탈출에 성공하면서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아이는 학교를 다니지 않았을 뿐더러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11살의 나이지만 4세 정도의 몸무게에 영양실조를 비롯한 늑골의 부상 등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 지금은 다행이 회복중이라고 하니 빨리 건강을 되찾고 앞으로는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이 아이는 이전에도 집에서 탈출을 했으나 지나가는 행인에 의해 다시 집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끔찍한 학대를 받았을 아이는 얼마나 두려움에 떨며 홀로 몸서리 쳤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이 따뜻하고 온정적이며 부모님의 보호 아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란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아동학대 사건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를 장기적으로 나오지 않은 학생을 전국적으로 전수조사 한 결과 106명이나 집계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아동학대에 시달리고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는 아동의 양육자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부모로서 낳고 기른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지극히 반인륜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2012년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이 '양육태도 및 방법부족'으로 30.4%의 높은 수치로 집계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본능이지만 그 본능마저도 부족한 부모라면 각 지역마다 설치 되어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기를 권유한다. 양육교육이나 부모교육, 혹은 개별 상담이 필요한 경우이다.
 부모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인드와 태도 등을 변화하고 아이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등을 익혀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를 일삼는 경우는 주변인의 신고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학대를 받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심각한 휴유증이 남게 된다. 대인관계 능력의 결핍, 자신감 상실 등으로 이어져 그 아이의 인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자란 아이가 부모가 된다면 부모의 역할 수행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는 부모의 자식이기 이전에 이미 하나의 인격체로서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다. 한국 부모들은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그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 해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무리 부모라도 내 자식의 고유한 인격은 존중해 주는 생각과 그런 문화가 먼저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우리 사회에서 이 같은 사건들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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