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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울산포럼 대표 분들의 연이은 울산시립미술관 부지 관련 기고를 읽고 미술에 관심있는 시민으로서 의견을 제시한다. 본인이 판단하기엔 위 기고문들은 비슷한 내용임에도 마치 중구 원도심에 시립미술관을 지어야 할 이유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먼저, 원도심에 시립미술관 부지가 결정되고 관련 예산을 3년 동안 100억이나 중구에서 투입했다고 주장하면서 화랑, 공연장, 복합공간, 창작공간 등이 들어왔다는 부분을 말하고 싶다.

 문화의 거리에 점포를 내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점포수리비, 간판설치비와 임차료, 전시공연비 등까지 지원했다? 그것도 파격적으로 했다니…. 중구는 정당한 정책으로 많은 중구주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펼쳐야 할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특정지역/업종에 점포수리비와 임차료까지 지원했다는 것은 특혜로 볼 수도 있다. 엄격히 말하면 문화예술인이라도 갤러리, 화실, 공연장, 문화교실 운영은 특정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체에 가깝다. 문화예술인과 경영인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특정인/특정업체의 이익을 위해 많은 세금을 사용했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문화의거리 조성에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했다는데, 그렇다면 미술관이 들어서지 않는 지역의 도로정비와 가로, 보도블럭 교체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중구에는 25개의 동이 있다. 24개 동의 지역발전보다 특정지역/특정인을 위한 정책이 과연 잘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본인도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누구보다 지역미술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 중구에서 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것엔 감사하지만 너무 한쪽 부분에만 치우친 것은 우려가 된다.

 크기/면적으로 따지면 3,000㎡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작품 전시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예술을 감상하고, 문화를 즐기고, 생활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문화와 예술, 역사와 철학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각 세대별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도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다. 즉, 미술관은 복합 문화공간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부지면적이 충분하다 그리고 조각은 건물 밖에서 전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그랑 팔레', '리움미술관', 애니쉬 카푸어 '구름의 문'을 열거했다. 그랑 팔레는 복합기능을 하는 미술관이 아니라 전시하는 시설이다. 파리는 다양한 형태의 미술관이 존재한다. 리움은 두말할 것도 없는 국내외 최고의 작품을 소장한 곳이고, 건물도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이다. 시카고의 밀레니엄광장에 설치된 애니쉬 카푸어의 조형물은 영구설치된 조형물이다. 이동하면서 전시하는 조각품이 아니다. 비교는 일정한 조건의 객관적인 기준에서 해야 그것이 적합한지 아닌지 정확한 판단에 도움된다. 억지 주장과 구분하고 싶다.

 끝으로, 황당한 주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에서 도심으로 옮겼다"고 한 엉터리 주장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에서 옮긴 것이 아니라 새로 서울관을 건립한 것이다. 분관을 하나 더 만든 것이다. 또 서울관 부지는 문화재발굴조사기관 조사보고를 보면 '고종 연간~근대의 종친부 모습을 미미하게 남아있고, 상당부분 교란되어 훼손된 상태이다'라고 진술되어 있다. 즉, 많이 훼손되어 보존가치가 없어 기록만 남기고, 다만 종친부였던 경근당과 옥첩당만 복원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울산 객사는 학성관, 제승문, 남문이 고스란히 발굴되었다. 그러니까 울산객사는 울산초등학교 전체부지이지만, 서울관의 부지는 극히 일부이다. 아닌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구 원도심에 미술관을 짓는 것은 많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려는 것이다. 하나 더 지적하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프라다'가 아니라, 스페인의 '프라도미술관'에 있다. 프라다는 패션업체 이름이고 최근에 이태리 밀라노에 '프라다미술관'을 개관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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