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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형 피가 다 떨어졌습니다. 긴급으로 헌혈 호소 방송 편성, 자막방송 부탁드립니다."

 최근 울산의 한 병원 전문의로부터 다급한 문자 한통을 받았다. 긴급외상환자 수술에 많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자 혈액 제고분이 바닥나 다른 환자까지 수술을 연기할 처지에 놓였다는 내용이었다. 울산 혈액원과 해당 병원 직원들이 적극 나서 긴급 헌혈에 동참하는 등 혈액확보에 총력을 다해 자체 해결에 나서 급한 불을 껐다.

 해마다 동절기에는 전국적으로 혈액부족현상이 반복된다. 날씨도 추워진데다 혈액공급의 주 대상인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올해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이어 최근 지카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헌혈인구가 줄었다. 게다가 메르스 이후 급격한 수술건수 증가로 예년대비 수혈수요가 15%이상 늘면서 혈액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울산의 혈액 보유현황은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전체 2.1일분에 불과하다. 이는 적정 보유량인 5일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시민헌혈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혈액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군인 등 일부에만 쏠려있는 헌혈대상을 중장년층으로 넓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헌혈은 환자에게 '빛'과 '희망'이란 것을 되새겨야 한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이웃사랑의 가치를 시행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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