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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노조의 강성 기류에만 집중하느라 지역 언론에서 놓치고 있지만, 노동계는 분명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창한 담론은 차치하더라도 현장에서 일고 있는 작은 변화를 좇다 보면 큰 흐름의 전환점이 눈에 띄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의 경우가 그렇다. 금호타이어지회는 민주노총에서도 손꼽히는 강성 노조다. 하지만 지회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하면서 '사회통념상 합리성'개념을 수용했다. 사실상 민주노총 방침을 어긴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금호타이어처럼 민주노총 지도부와 다른 노선을 걷는 노조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별 노동조합의 산하지부가 스스로 상급 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주목해야 한다. 상신브레이크(자동차 부품업체) 노조 등 10여 곳은 금속노조 탈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총의 정치 투쟁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 기업별 노조들이 어느 쪽에도 소속되길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고용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8만 9,000명에 불과했던 미가맹 노조는 2014년 43만 1,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노동조합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51.2%에서 2014년 44.3%로 떨어진 한국노총은 이미 변화의 바람을 감지하고 있다. 

 최근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한노총 70년의 역사를 기념하고 새로운 도약을 결의하는 이 자리조차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동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운동 전체의 위기 속에서 양대 노총의 '자기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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