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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만나주지 않으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 "평생 후회할 짓 하지 마라"

 최근 헤어진 연인에게 협박을 일삼다 경찰에 붙잡힌 30대와 50대 남성이 보낸 문자의 내용이다. 서모(37)씨는 띠동갑이 넘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A(23·여)씨와 3년여간 사랑을 키웠다. 그러나 헤어진 이후 한 달 동안 협박문자만 118건을 보냈고 A씨를 골탕먹이기 위해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문모(53)씨도 헤어진 연인 B(45·여)씨를 찾아가 우산으로 때리고 담뱃불로 위협했다. 차량의 조수석에 소변을 보는 기괴한 행동도 했다.

 지난 2월부터 경찰이 데이트폭력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하면서 이 같은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울산경찰도 '데이트 폭력 근절 TF'를 구성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 2월 한달간 34건을 적발해 가해자 26명을 검거했다.

 데이트 폭력은 단순 폭행을 넘어 강력범죄로 발전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 지난해 울산 동구 모텔 살인사건을 비롯해 울주군에서 내연녀의 머리를 양주병으로 내리치는 등 최근 5년간 살인 및 살인미수도 13건에 달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처벌을 받은 후에도 범죄가 되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가해자의 정신적 치료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동조절장애, 자기애적 성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등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충동적인 정신적 장애는 개개인에게 맞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랑싸움으로 치부되던 사건들을 사회가 해결에 나서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가해자의 정신적 치료 시스템 마련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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