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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이 한 마디가 이제 첫발을 내딛은 새내기 공무원인 필자로서는 너무나 가슴 벅차다. 사회를 위해서 공헌하고 사회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다는 데에 무한한 자긍심이 든다.
 동시에 이제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과 그로 인한 중압감도 느껴진다. 의사는 병을 고칠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의료사고를 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편의를 도모해야 할 공무원이 사명감과 전문성 없이 일하게 된다면 국민들에게 편안함은 커녕 도리어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다.
 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과 책임감 그리고 경각심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앞으로의 공직생활에 대한 각오와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까지의 공직 생활에 대한 소감을 전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공무원하면 '칼퇴근, 철밥통' 이러한 단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늦은 저녁, 닫힌 주민센터의 문 뒤로 대부분의 직원은 남아 못 다한 업무를 처리한다. 필자 또한 연말정산 기간이라는 한창 바쁜 시기인 1월에 임용되어 내일은 저녁 있는 삶이 되리라 기대하며 대부분의 날 밤늦게 퇴근을 해왔다.

 또한 철밥통이니 무사안일 할 것이라 쉽게 말하지만 하루하루 적지 않은 악성민원인들의 폭언을 담담하게 견뎌내는 공무원은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만만한 직업이 결코 아니다. 단언컨대 동장님을 비롯하여 전 직원들이 모두 맡은 바 임무를 하루하루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다.
 또 남들은 공무원 하면 '따분함, 보수적'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주민센터 안에서도 직원 워크숍을 통해 맡은 업무를 분석하고 새로운 방안을 연구한다.
 또한 신규 사업발굴을 위한 제안을 하고 보다 나은 사업선정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한다.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를 게을리 하는 공무원이 아니다.
 이제 공무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들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창의적인 생각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더불어 기분 좋은 공직생활의 첫걸음을 가능하게 해준 우정동에 대한 자랑을 하고 싶다. 우정동에는 몸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주민들과 친절한 직원들이 있다.
 우정동에서의 첫째 날, 아침부터 분주히 쌀 포대를 나르던 직원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익명의 남성이 주민센터를 찾아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쌀100포를 기부한 것이다. 소외된 계층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주민의 모습을 보면서 우정동의 희망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우정동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전하는 직원들이 있다.
 타 지역에서 홀로 울산으로 여행을 온 연세 지긋한 어르신을 안으로 안내하고 함께 관광 코스를 짜주는 직원,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출생신고를 하러 온 여성의 서류작성을 돕기 위해 아기를 돌보는 직원, 수급자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들으며 양손을 꼭 잡고 위로해 주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정동의 밝은 미래를 생각해본다.

 아직까지 공직생활에 대한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공무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에게 몇 가지 약속을 해본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신속 정확하게 파악해 더 높은 품격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 주민들에게 손 내밀고 따뜻한 눈빛으로 맞이하며 가슴으로 공감하는 따뜻한 공무원, 끝으로 조직에 화합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길 마음 속에 새겨본다.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 순간, 민원인들로부터 신뢰받고 상사에게 인정받는 공무원, 부하 직원에게 존경받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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