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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워킹맘 육아를 하면서 정부 정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아이돌보미' 사업이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대책으로 임신출산비 지원, 양육수당, 어린이집보육료 지원, 출산장려금 등 대책을 내놨고 이들 역시 물론 도움이 됐다. 그러나 아이돌보미가 없었다면, 짧은 육아휴직 후 마음 놓고 회사로 복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돌베기를 업무가 끝날 때까지 어린이집에 맡겨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육아에 발구르던 그 때, 나라에서 믿을만한 선생님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준 돌보미는 천군만마였다. 아이는 돌보미 선생님 손에서 젖병을 뗐고, 대소변 가리는 법도 배웠다.

 그런데 나라 재정이 어려운 탓에 이 역시 정부 지원금이 줄고 있다. 이용금액이 늘어 이제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이용자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바뀐 기준으로, 중위소득 60%(3인 기준 월소득 215만 원) 이하만 시간당 1,750원으로 지원받고, 다음등급은 3,575원, 최대 6,500원을 부담해야 한다. 나 역시 부담이 두배가량 늘자, 둘째를 낳으면 일을 안 하는 게 수지 맞는 계산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많은 전문가가 저출산 시대 롤모델로 프랑스를 꼽는다.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 2.08명을 자랑하는 프랑스는 경기침체에도 출산율이 꾸준히 올랐다. 최근 읽은 '프랑스 아이처럼'이란 책에선 국내 어린이집격인 '크레쉬'를 잘 다루고 있었다. 만약 우리도 이 크레쉬처럼 보육환경이 만족스럽다면 돌보미에 이렇게까지 기대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교육환경이 신뢰할만한 어린이집이 태부족인 현실에서 이는 언감생심이다. 아이를 보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고작 한살 차이에 교사가 돌봐야할 아이 수는 두 배 넘게 된다는 것이었다. 3살 때 4~5명이었던 인원은 4살이 되자 9명, 5살엔 15명으로 는다. 

 돌보미는 생계전선으로 내몰리는 40~60대 여성들의 양질의 일자리도 된다. 이 점에서도 정부는 그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 질 낮은 일자리밖에 갈 곳 없는 이들이 그동안의 육아 경험을 살려 우리의 미래를 키워낼 수 있다. 이런 제도가 활성화되면 언젠가는 한국의 엄마들도 나라와 아이를 함께 키우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나라와 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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