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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丙申年)의 시작은 재선충병을 완전방제 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힘차게 출발했었다.
 이는 2001년에 최초로 발생되어 산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재선충병과의 본격적인 전쟁을 앞두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진 것이다.

 재선충병 방제는 지금까지 때로는 전 시민적 노력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찰나의 방심과 고온 등의 기후적 요인이 결합해 순식간에 확산되어 지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등 항상 일진일퇴를 거듭하여 왔지만 금년 봄 방제만큼 '치열'했던 적은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년 3월까지 제거된 소나무는 무려 24만3,000본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이는 지난해와는 달리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의 서식처가 되는 일반 고사목까지 전량 제거한데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방제기간은 오히려 매개충의 우화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4월에서 3월로 1개월이나 단축되었으니, '치열' 했다는 단어조차도 지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드는건 괜한 생각일까?

 울산시에서는 재선충병 방제기간 동안 사업 시행자 등과 6차에 걸친 회의를 통하여 방제방법, 인력수급문제 등에 대하여 고민하였으며, 방제예산을 추가 지원 받기 위하여 귀찮을 정도로 중앙부처를 방문했다. 또한 부족한 방제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산림청과 협업방제에 나서 삼척·영월에 있는 국유림 작업단을 울주군 방제현장에 동원하는 등 가능한 모든 역량을 결집했다. 특히 3월 한달간은 매주 한차례씩 쏟아지는 비로 방제기간이 절대 부족해짐에 따라 일일 최대 800여명의 작업 인력을 동원시키고, 방제작업 점검에 직접 앞장선 결과 고사목 제거와 방제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짧은 기간 내 이러한 성과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것은 울산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한 책임방제구역제 시행으로 방제물량을 균등하게 배분하고 계약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업체에서도 원활한 인력수급과 사업기간을 충분히 확보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다.

 또한 고사목 제거와 함께 재선충병 피해확산 저지선 구축을 위하여 경계부 선단지 등에 예방나무주사를 확대 시행한 만큼 아직 섣부른 속단은 이르지만 완전방제를 위한 토대는 마련됐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찰나의 방심이 지금까지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는 만큼 4월 하순부터는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 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본격적으로 우화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지금부터는 매개충 제거를 위한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때이다.
 이미 4월초에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도입하여 매개충 약 3,000마리를 포획하여 약 28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둔 페로몬 유인트랩 설치를 완료하였으며, 5월부터는 지상 약제 방제를 본격 추진하여 매개충 제거에 나설 예정이다.

 매개충 1마리가 평균 100개의 알을 산란함에 따라 매개충 1마리를 제거한 것은 매개충 100마리를 제거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 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선충병 재발생율 감소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선충병 방제는 미래세대에 풍요로운 숲을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한 현 시대의 과제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숲을 가꾸었다면 이제는 숲이 사람을 가꾸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소득증가와 복지에 대한 관심 증가로 숲이 휴양·치유·교육의 장으로 대두되고 있고, 또한 농산촌 주민은 물론이고 청년층과 은퇴자들에게 든든한 일터가 되고 있는 숲은 쉼터이자 삶터로서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재선충병으로 인하여 우리의 소중한 숲 자원이 심각한 피해에 직면하여 있고 매년 수십만 그루의 소나무와 더불어 풍요로운 숲도 함께 사라져가고 있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는 지구온난화라는 환경변화의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1992년 전 세계 90여개 나라의 환경전문가들이 모여 점점 악화되는 지구 환경의 위험도를 측정하는 의미로 밤 12시를 가리키면 인류생존이 위험해진다는 세계 환경 위기 시계는 1992년 당시에는 7시 49분이었는데 어느새 9시 27분까지 흘러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 위기시계도 위험한 수준인 9시 19분을 가리키고 있다.
 환경 위기 시계를 1분 1초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절대배출량을 줄이고 나무를 심어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재선충병 뿐만이 아니라 도시화와 가뭄 등으로 숲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2월 지구의 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협약 타결로 숲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는 이때에 울산시에서는 매년 100ha 이상의 나무심기와 수목원 조성, 생태복원 등 산림의 미래가치 투자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러한 울산시의 노력은 산림행정분야에서 2012년, 2014년 최우수기관, 2013년, 2015년 장려기관 선정 등 4년 연속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재선충병 완전방제는 말할 것도 없고 미래세대에 풍요로운 숲을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한 노력을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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