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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극단 대표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영원을 꿈꾼다. 그 영원히 함께 하고픈 이가 바로 '그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이란 영원성과 닿아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설렘인 것이다.

 우리들 영혼에 심어진 이 영원성에 대한 갈망은 이생에서는 허망한 것이지만 내세를 믿는다면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들의 영혼 속에는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함께 하고픈 욕구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상에 가장 친밀하게 엮여져 있는 관계가 바로 가족이나 연인인 것이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젊은 청년의 실화를 담고 있는 지난주 중구 문화의 전당에서 막을 내린 연극 '그대와 영원히'를 보면 짙은 가족애와 연인간의 사랑이 영원히 이어지길 소망하는 연민들이 오롯이 다가온다.

 약 500여 석의 함월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호응도와 열기도 뜨거웠다. 시한부 삶을 사는 극중 김진우(조용한 분)의 연기도 가슴을 아려 오게 하는 안타까움을 전해 주었다. 울산의 대표 배우라 할 만한 중견 연극인인 극중 김종철(황병윤 분)과 감칠맛 나는 역할을 소화하며 웃음을 전해 준 박혜경( 허은녕 분)의 연기도 연극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 부자간의 사랑과 연인간의 애틋한 연민들이 무대위에서 연극으로 고스란히 펼쳐지는 것에 공감하며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전인적인 주제이며 전부인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를 엮어주는 믿음이 바로 사랑이라는 매개체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한다라고 했으니 너도 나를 사랑한다라고 말해줘'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은 일방통행이지만 그로 인해 양방 소통을 이루게 되는 기쁨인 것이다. 만약 영원히 함께 하고픈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는 비로소 자신의 전 인생과 마주할 그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연극은 죽을 수도 있는 병 앞에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맞서 가족들과 연인들이 사랑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웃음과 감동이 넘쳐나는 로맨틱 휴먼 스토리서의 앙상블 연기 또한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게 마지막 순간이 찾아 온다면 어떤 말들을 주고 받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끔 했다. 그로 인해 아이들과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지금 곁에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가장 사랑해야 할 소중한 대상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이생에서는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우리들이지만 영원히 함께 하도록 지금 뜨겁게 더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져 왔다.

 모든 연극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는 공연을 하는 것이다. 올해 중구 문화의 전당 공연장 상주 예술단체로 선정된 '공연 제작소 마당'의 연극을 보면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에 얼추 성공을 한 것 같다. 도시 문화는 문화 공연 시설과 관람을 통해서도 발전한다. 중구에 세워진 중구 문화의 전당의 시설과 규모가 지난해에 대한민국 공공 건축상, 최우수상을 탈 수 있었을만큼 빼어난 시설과 환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함월홀의 객석은 앞 뒤에 앉은 관객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각도를 달리해 관람시에 불편함이 없도록 섬세한 배려를 했다. 중구가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 등과 종갓집을 표방하며 혁신 문화 도시로서의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 노력 중임이 보여진다. 필자 역시 문화 예술인이라서 그런지 문화 공간이 하나씩 도시에서 늘어날 때마다 환영 할 수 밖에 없다. 도시 문화의 꽃은 그래서 문화 향유를 통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공연장이다.

 각 지자체마다 세워져있는 공연장에 지역 예술인들이 상주 단체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시민들에게 감동과 문화 향유의 쉼을 누릴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일은 그래서 바람직하다. 중구가 문화의 전당 공연장을 중심으로 혁신도시 문화 성장의 메카로 더욱 발전해 가길 응원한다. 나아가 울산 시민들의 '공연장 자주 찾기'를 통해 상주 예술 단체들에게도 응원을 아끼지 않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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