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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학장

6월이면 국가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해마다 맞는 6월이지만 6월은 늘 새로운 떨림으로 다가온다. 지난 현충일, 현충탑 앞에서 헌화하면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정을 느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66주년이 되는 해이다. 6·25전쟁은 전쟁이 발발하고 휴전이 될 때까지 3년 1개월이란 긴 기간 동안 계속된 전쟁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젊은 군인들이 14만 명이나 고귀한 목숨을 잃었고 45만 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합군은 5만여 명 사상자를 냈다. 미군만 해도 3만 7,000여 명이 남의 나라 전쟁에 와서 죽었다. 전쟁 중 총 사망자 수는 450여만 명이나 된다. 참으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엄청난 시련을 겪고도 그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어 연일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내부로 파고들어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좌우로 갈리어 서로 등을 돌리고, 그 전쟁의 원흉을 두둔하고 추종하는 세력이 판을 치고 있다. 이데올로기 늪에 빠진 일부 사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역사 교과서에서는 참혹했던 그 전쟁의 원인과 참상이 왜곡되어 학생들에게 가르쳐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며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처칠의 말이 생각난다. 나라를 지키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게 하고 국민으로서의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적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역사교육의 역할 중에 하나다.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가는 과거에 비춰 현재를 보고 현재에 비춰 미래를 내다보며 해석하라는 것이다. '사실은 스스로 말하는 게 아니라 역사가가 말을 걸 때만 말 한다'는 것이나 '역사가의 해석이 있어야 역사적 사실이 성립한다'는 그의 말은 역사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자신의 현재 입장과 가치관의 반영이라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그의 말은 역사가 자신의 신념이나 이데올로기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료를 해석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그 말은, 역사가는 언제나 이론과 실제, 이상과 현실의 양극단을 거부하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라는 말이며,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역사에 대한 역사가의 책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역사에 대한 개인의 견해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한 나라의 사관일 수는 없다. 몇몇 사람의 개인적 이념에 의한 역사적 해석이 보편적인 역사관으로 둔갑되어 학생들에게 주어진다면 그것은 이미 역사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며 국가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역사교육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이나 편향된 시각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건국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교재가 어떻게 한 나라의 역사교과서가 될 수 있으며, 적성국의 역사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 어떻게 국사교과서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역사교과서는 개인적 이념의 연장선에 있어서는 안 된다.

 역사교육은 역사적 사실과 보편적 진실에 의해서, 통일된 사관에 근거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교육이 가야할 길이다. 올바른 역사관은 나라의 근간이며 국민정신의 철학적 토대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국가의 정체성과 존립에 절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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