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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경주, 포항이 최근 세 도시 역사를 다시 썼다. 한 뿌리였던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공유하겠다는 해오름동맹을 맺은 것이다. 울산은 신라 왕경 경주와 천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해 온 동반자이자 신라의 국제무역항으로 중요한 존재였다. 포항은 울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중추도시다. 이런 관계를 바탕으로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같은 문화권으로 얽혀있는 세 도시가 이번 동맹으로 얻을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과 활용방안, 기대효과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 반구대암각화
# 지역별 80여개 다양한 자원 보유
문화관광분야는 특히 국내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인 경주를 중심으로 바로 연계와 활용이 가능하단 점이 특징이다.
 이번 동맹과 관련해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동해남부권 상생발전 전략 연구용역' 계획을 보면 세 도시는 지역별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이 자원들의 연계로 세 도시는 관광문화사업의 새 메카를 꿈꾸고 있다. 적은 자원에서 다채롭게 연계가 되면 체류형 관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흥미로운 점은 방문객은 경주-울산-포항 순대로 많지만, 관광자원수는 오히려 그 반대란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관광자원수는 울산-포항-경주 순이다. 이번 협약으로 울산과 포항은 그 많은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연계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경주-포항 도시마다 특화시킨 자원 연계
고래축제-신라문화제-불빛축제 크루즈관광화
해양-역사문화-산악-산업관광 활용 관광객 유치


 

▲ 울산대공원
#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공동대응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상 세 도시는 역사, 자연, 스포츠 오락, 문화이벤트, 산업, 휴식 등 다양한 분야에 80여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테마별로 해양관광, 역사문화, 산악(영남알프스), 산업관광 등으로 다시 묶일 수 있다.
 예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147호 천전리각석 등 각종 선사유적을 보유한 울산은 선사문화, 경주는 신라문화, 포항은 근대문화유산 등으로 도시마다 특화시킨 자원을 연계할 수 있다. 실제 울산시는 대곡천암각화군 유산을 경주와 연계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역사문화자원은 이밖에도 규모가 큰 것들이 많다.
 최근 종합 정비계획수립에 들어간 국가사적 제48호 관문성 역시 두 도시가 힘을 모으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적이다. 북구 중산동~경주 외동읍 모화 일원에 걸쳐 있는 관문성의 지정구역은 울산이 9.2㎞, 경주가 12㎞로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예산과 사업기간도 많이 들어 현재 두 도시는 공동 대응논리 개발을 통해 국비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또 하나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2025년까지 1조 원에 가까운 9,450억 원이 들어가는 대형 국가사업으로, 현재 경주시는 특별법 제정을 준비중이다.
 세 도시 역시 20대 국회 법안 제정 재추진시, 행정과 지역 정치권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울산과 포항이 바로 연결돼 있진 않지만, 신라 최대무역항이었던 울산 개운포, 왕경인 경주(서라벌), 그 문화가 전파된 포항(영일)을 하나의 신라 역사문화벨트로 구체화 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 문무대왕릉
 경주시의 문무대왕 프로젝트도 있다. 신라의 동해 관문이자 호국정신이 서린 문무대왕릉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감포에서 울릉도·독도를 잇는 항로를 개설하고 마리나·크루즈 등 해양관광 기반 조성에도 나선다. 역사문화자원이 실제 관광이익을 창출하는 효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경주 동해안은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이견대 등 유적지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등 관광명소가 많아 해양 관광·문화·교육 거점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특히 문무대왕릉은 경주 감포읍 뿐 아니라 울산 방어진 대왕암과도 연결될 수 있다. 두 곳 모두 천혜의 자연환경 뿐 아니라 교육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울산의 경우 경주 대왕암처럼 역사책에 기록은 없지만, 대왕 승하 후 왕비 자의왕후의 혼도 호국룡이 돼 하늘을 날아가다가 울산 대왕암 아래로 들어가 용이 되었다는 좋은 스토리텔링 자원을 겸비하고 있다.
 
# 산-바다-강 연계 방안도
세 도시의 산과 바다, 강을 연계하는 방안도 있다.
 해오름동맹의 출발점이기도 한 해돋이가 대표적이다. 울산에서 발원해 경주, 포항으로 흐르는 형산강과 세 도시 모두 인접한 해파랑길도 있다. 영남알프스, 태화강, 각종 해양스포츠 등 경쟁력 있는 자연자원이 많다.
 전문가들은 포항제철과 울산의 현대차, 중공업, 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산업자원의 연계를 통한 관광자원화도 꼽는다.
 세 도시를 대표하는 장미·고래축제, 신라문화제, 포항의 국제불빛축제 등을 연계해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거나 타 지역과 연계한 크루즈관광 루트개발과 기반시설 조성 등의 방안도 손꼽힌다.
 이를 위해 세 도시는 현재 관광상품 공동기획과 공동마케팅을 계획중이다. 우선 7월 중 20여명 내외의 관광홍보 실무협의회를 구성, 운영한다. 대표상품이 개발되면 관광객 유치 합동 팸투어나 세 도시 홈페이지 연계, 관광정보 공유로 홍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 해맞이광장
# 신 나당시대 개척 첫걸음

지난 달 해오름동맹 협약식에서 최양식 경주시장은 문화분야에서 특히 큰 포부를 밝혔다.
 특화된 경주의 문화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란 질문에 그는 "경주가 개별적으로 추진중인 문무대왕 프로젝트와 함께 세 도시가 함께하는 역사문화벨트를 구축, 관광자원화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교토, 중국 시안까지 연결해 신 나당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 도시가 그리는 미래가 이처럼 큰 그림인만큼, 더욱 면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이번 협약은 국내 첫 사례에 그치지 않고 또다른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주영기자 uskjy@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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