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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행정 프로그램 시작 첫날인 7월 4일이 기억난다.
 직장에 처음 출근하는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긴장 반 기대 반의 마음을 가지고, 평소 입지 않는 스타일의 셔츠와 긴 바지로 단정하게 맞춰 입고 자연스러운 척 해봤지만 거울 속 나는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회의실에 모인 대학생 참가자 모두가 그렇게 보였다.
 '대학생 행정체험 프로그램'사업개요와 참여자 근무수칙에 대해서 경제일자리과 담당주무관님의 설명을 듣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학생들의 전공과 연관되는 사업에 한명 한명 배치했다는 설명과 함께 근무하는 동안에는 중구청 소속 직원으로 책임감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명찰을 나누어 주었다.
 행정체험 참여자 선서를 마치고, 구청장님께서 지방자치의 역사와 내가 살고 있는 중구의 비전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셨는데, 내가 생각했던 근엄하신 분이 아니라 열정이 가득한 청년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내가 배정받은 업무는 전공인 디지털콘텐츠디자인과에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시재생지원사업이다.

 '도시재생'이라 하면 기존에 있던 것을 되살려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해 온 내게 이 곳은 지금껏 내가 살아온 중구에 대해, 성남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첫날 받은 이름표를 목에 걸고 현장조사를 나갈 때는 정말 도시재생업무 담당 공무원인 것처럼 느껴졌고, 책상 앞에서만 하는 업무가 아니고 현장을 찾아가는 업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맡은 일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어렵지는 않았지만, 간혹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땐 담당 공무원에게 열심히 물어가며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성남동을 자주 갔지만 여태껏 무심결에 지나쳤던 골목을 조사하면서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며 놀라기도 했고 내가 밟는 이 곳 저 곳이 도시재생센터에서 하고 있는 사업영역이라서,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용돈만 벌고 대충 시간만 보내고 갈 거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면 한 달이 지루하고 따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센터에서 하는 일들에 흥미를 느꼈고 내가 가진 에너지를 충분히 쏟아내기에 만족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하물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중구청을 두고 10분을 버스를 타고 가더라도 성남동 도시재생센터에서의 근무가 좋았다.

 태어나고 자란 내 고향 중구의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에 행정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작으나마 한 몫을 했다는데 큰 보람을 느꼈고, 점심시간이면 항상 뭐 먹을지 고민하는 즐거움을 주는 이 곳은 "밥심으로 일한다"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었다.
 처음 해보는 일은 언제나 걱정이 앞서고 떨린다. 해보지 않은 일을 도전하는 데에는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가 나의 어제를 만들었고, 오늘을 결정하고 있다.
 방학동안 이 곳 저 곳을 여행 다니는 친구가 부럽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행정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금껏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되었고 짧은 듯 길었던 7월, 한 달의 시간이 앞으로의 나의 삶이란 화분에 영양제를 주는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값진 순간에 함께 기억될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말하고 싶고, 이런 기회를 준 중구청 경제일자리과 공무원들에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또한 원도심 활성화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많은 시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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