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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허니버터칩'이 유행하면서 슈퍼나 편의점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당시 허니버터칩은 '밴드왜건 효과'와 회사의 '헝거 마케팅'이 맞물려 출시 3달만에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밴드왜건' 효과는 악대차(band wagon)를 우르르 쫓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유래한 용어로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정보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유행에 동조함으로써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또 '헝거 마케팅'은 쉽게 말해서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소비자의 수요욕구를 더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지난달 간절곶에서 강원도 속초에 이어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가 실행된다는 소식이 SNS 등을 통해 퍼졌다.
 게임이 실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전국 각지에서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방문하는 등 간절곶은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친구, 연인부터 가족 단위의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 외국인들까지 남녀노소, 인종을 가리지 않고 간절곶에 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것으로 유명했던 간절곶은 신년 해돋이 때 한 해를 무사 기원하고 소원을 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았었다.
 이런 간절곶에 단순히 '게임' 하나가 실행된 후에는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고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1년에 한 번 간절곶을 찾던 기자도 최근 2주일 새 무려 네 번이나 간절곶을 방문했다.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 동안 무려 8만 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갔다고 한다.
 여름 휴가철임을 감안하더라도 평소의 10배는 족히 넘는 숫자라는 게 울주군 측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에도 간절곶의 랜드마크인 대형우체통과 등대 주위에는 포켓몬 트레이너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간절곶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도대체 무슨 게임인가 싶어서 와봤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중적으로 게임이 유행을 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 유행에 동조하게 된 셈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속초와 울릉도, 간절곶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게임이 실행되는 회사의 '헝거 마케팅'도 포켓몬 '열풍' 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게임이 가진 경쟁력이 충분했고, 여기에 각종 효과가 맞물렸다는 점이다.
 지금 게임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가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젖었던 추억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
 어렸을 때 포켓몬스터 만화를 보면서 포켓몬 빵을 사먹고, 빵에 있던 스티커를 모으면서 포켓몬 이름을 줄줄이 외웠던 기억이 난다.
 이 게임 하나로 잠시나마 어릴 적 추억에 젖어들게 되는 것이다.
 언제 이 열풍이 사그러들지 모르지만 '게임'이 대통령이 추천한 휴가지역만큼 파급효과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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