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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울산 울주군 배내골 일대 철구소 계곡에서 평상 대여업자와 피서객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업자들이 평상을 사용하지 않는 피서객에게까지 대여료 5만원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었다. 피서객들이 돈을 낼 수 없다고 버티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업주 4명이 잇따라 찾아와 욕설 등을 섞어가며 압박했고 큰 덩치에 문신을 드러낸 업자까지 합세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까지 했다.

 이 사태는 4~5무리의 피서객이 끝까지 저항하자 영업에 차질이 생긴 업자들이 물러나면서 마무리 됐다. 항의하는 피서객과 몰래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합의를 한 것이다.

 이 사태를 더욱 씁쓸하게 하는 것은 업자들이 돈을 요구하기 위한 구실로만 여겨졌던 말들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는 점이다.

 업자들은 피서객들이 사유지에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리고 가서 관리 차원에서 평상을 설치하고 돈을 받는다고 했다.

 실제 이들은 계곡 일대는 쓰레기를 수거해 트럭으로 치웠다. 반면 관리를 하지 않는 인근 계곡에는 구석구석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심지어 취사가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불판을 가져와 삼겹살을 구워 먹는 피서객까지 있었다.

 때문에 평상 대여료를 내고 쓰레기가 없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게 차라리 낫다는 피서객들도 많았다.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평상 대여료를 요구한 영업 행태가 정당화되지는 않지만 일부 무개념 피서객들의 행동도 이번 사태에 일조를 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최근 울산은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태화강 십리대숲 등 지역 주요 관광지를 방문한 이후 방문객과 인근 상가의 매출이 급증했다.
 대통령 방문 이후 주말 1일 방문객은 태화강 십리대숲이 지난해 2,000명에서 9,427명, 대왕암공원이 지난해 7,000명에서 1만4,570명으로 2∼5배 증가했다.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go)가 실행되는 행운을 얻은 간절곶은 지난해 대비 10배가 넘는 1일 평균 1만400명이 방문했다. 인근 진하해수욕장은 전국 해수욕장 중 관심도 1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호텔 등의 숙박률이 80∼90% 늘고, 상가의 매출이 적게는 35%에서 300%까지 오르는 등 관광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울산시도 대통령 방문지 연관 콘텐츠 개발, 십리대숲 힐링 프로그램 개발 등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이 같은 관광특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의 상인과 시민들도 나서야 한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제는 당연시되어버린 바가지요금으로 해외로 나가는 것과 비용이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청결하지 못한 관광지의 환경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친절한 상인들의 태도 등도 한 몫하고 있다.

 철구소 계곡 사태는 울산도 다른 관광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른 관광지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울산도 이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관광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상인과 시민들도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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