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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는 뚝뚝 떨어지는데, 중도금 이자는 왜 오르는지 모르겠다"
 울산KTX역세권에 공급되는 A아파트 분양자들 사이에서는 중도금 이자율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 금리는 3.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25% 수준인데, 여기에 2% 이상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면서 중도금 대출 금리가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계약 체결 당시 산정한 초기 가산금리는 만기까지 안 변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 정도인 것과 견주면, 분양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 폭탄인 셈이다.

 은행은 가산금리를 높여서라도 리스크를 관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지금까지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고무줄'로 적용한다는 것은 금융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제멋대로 인상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산금리는 말 그대로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를 말한다. 은행들은 자금을 빌려줄 때 대출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가산금리를 다르게 결정한다. 기간, 신용도, 담보 등에 따라 대출금리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붙이는 데 제각각의 기준을 가지고 있고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방침이나 부가비용, 영업점장의 판단, 기존의 데이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사람이 은행별로 다른 가산금리를 적용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은행 고유의 경쟁력이자 영업비밀이다.
 문제는 가산금리가 상황에 따라 투명하지 않게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할 수도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통상 금리 하락기엔 가산금리를 높이고, 금리 상승기엔 가산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귀띔했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고무줄'처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말그대로 고무줄 가산금리다.
 시중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명분 삼아, 가산금리를 통해 중도금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내년부터는 은행별 대표 상품까지 가산금리를 공개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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