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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한 지 71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 한 연예인이 자신의 SNS에 일장기와 전범기가 들어간 이모티콘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면 연예오락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에서는 우리민족의 독립을 위해 한 평생 몸 바치신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광복(光復)이란 '빛을 되찾다'라는 뜻으로서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잃었던 국권을 회복한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일제의 강점으로부터 벗어난 날과 독립국으로서 정부가 수립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8월 15일을 광복절로 지정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경축식을 성대하게 개최하며 가정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해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빛을 잃은 날, 국권을 잃어버린 날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함을 규정한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날이다.

 이날은 1910년 경술년에 일어난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庚戌國恥)라고 부른다. 수많은 북방민족의 침공 및 왜구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국권을 지켜온 우리나라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권을 상실하여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를 갖게 된 날이다.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의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제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조약을 통과시켰으며 8월 29일 조약이 공포돼 대한제국은 국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로써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잃었던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에 편입, 일제강점기가 시작됐고 일본은 우리민족의 재산을 약탈하고 정신적 탄압을 일삼았으며, 독립투사들에 대한 고문과 학살을 자행했다.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은 제2차 세계대전의 뼈아픈 교훈으로 독일의 경우 나치문양을 사용하면 법적으로 형사상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를 운동화, 시계, 의류 등의 각종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범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아픔이자 슬픔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반성하기는 커녕, 왜곡된 역사인식을 세뇌하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쓰고 있다. 이처럼 민간차원에서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일본 정부는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몇 연예인의 역사의식이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에 올랐지만, 역사에 대한 무지는 비단 몇몇 연예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8월 29일, 경술국치일은 우리 민족이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하는 날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일본에 국권을 피탈당한 치욕의 날이지만 잊어버리기 보다는 광복절 못지않게 이를 기억함으로써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과 왜곡된 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제적 풍요로움은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조상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지켜낸 소중한 대한민국,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빛을 되찾은 날인 광복절과 빛을 잃은 날인 경술국치일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8월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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