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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가 등산을 다녀후 생긴 발열 증세로 내원한 환자에게 쯔쯔가무시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이 맘때 쯤만 되면 발열성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한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성묘를 하거나 본격적인 단풍놀이를 즐기면서 산을 찾게 되는 9~11월에 많이 발생한다. 울산대학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를 만나 가을철 유의해야 할 3대 발열질환인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병, 신증후성 출혈열에 대해 알아봤다.

# 신증후성 출혈열
늦가을에 유행하는 신증후성 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은 '유행성 출혈열'이라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신증후성 출혈열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 명에게 발생한다.
 한타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만성 감염된 등줄쥐의 타액, 분변 등으로 한타바이러스가 배출, 공기 중에 건조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때문에 쥐가 많이 서식하는 야외에 누워 있거나 작업을 할 때 감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건조한 시기인 10~12월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빈번하게 발생된다.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드물게 도시의 집쥐나 실험용 쥐를 통해서도 발생할 가성이 있다.
 신증후성 출혈열은 혈관 기능장애를 불러오고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된다.
 이로 인해 복막 뒤 부종이 생기면서 복통, 요통이 동반된다.
 폐포 내로 체액이 유출돼 폐부종이 발생하면 호흡곤란이 온다.
 혈관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혈소판의 기능 장애 및 혈소판 감소가 나타나서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단풍놀이·성묘 등 산 많이 찾을 때 조심
가벼운 발열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초래
 유사 증세 보이면 즉시 병원 찾아 치료


# 렙토스피라병
렙토스피라병(Leptospirosis)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이 주 원인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람과 동물에게 동시에 감염 될 수 있는 흔한 인수 공통 감염병이다.
 감염된 동물은 만성 보균상태를 유지하면서 렙토스피라균을 소변으로 배설해 개울이나 강물, 지하수, 흙 등을 오염시키게 된다.
 사람은 이런 오염된 환경과 접촉하면서 감염되고, 장마철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호우나 홍수가 있었을 때 농작물 피해방지나 재해복구 작업 등에 참여한 농부, 축산업자, 군인,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행이 수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발생시기는 8월 초부터 시작돼 9월과 10월에 최고조에 달한다.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과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특히 종아리와 허벅지), 충혈 등이 흔한 증상이다.
 발열, 수막염, 용혈성 빈혈, 피부나 점막의 출혈, 의식저하, 객혈을 동반하는 호흡기 증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황달을 초래하는 렙토스피라병은 5~10% 정도. 황달이 생긴 중증 환자 중 5~30%가 간 장애가 아닌 신부전으로 사망하게 되지만 신장투석을 시행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렙토스피라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낮은 편이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을철엔 바깥일을 하는 어르신의 고열 증상은 다른 시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발생한다. 그 미생물이 인체 내로 들어가 혈액과 림프(액)를 통해 전신에 퍼져 발열과 혈관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매년 전국적으로 나타나는데,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털진드기의 서식환경에 좋으며 9월 부터는 털진드기의 수가 증가하면서 발생건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후 11월 까지 높아지다 날이 추워지는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에 벌초를 하거나 밤을 따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산에 갔다가 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연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1~3주 정도의 무증상기를 거친 후 갑자기 시작되는 두통, 발열, 오한으로 대표되는 초기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어서 기침, 구토, 각막충혈, 근육통, 복통 및 인후염, 림프절 종대(커진 상태, 비대) 등이 동반되며 피부에 발진과 부스럼 딱지가 나타난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되고,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 될 수 있다.
 10월을 전후 한 가을철엔 털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풀밭을 가능한 피하고 불가피한 상황으로 그런 환경에 노출되었다면 두통과 발열을 대표하는 초기증상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증상을 보이는 단계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면 1~2일 내에 빠르게 치료된다.
 울산대학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추위와 건조를 특징으로 하는 겨울에 가까운 계절인 가을은 의학적으로 볼 적극적으로 내몸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시기다"라며 "병인적 요소들이 많아 지는 시기여서 아무리 건강한 체질이라도 할 지라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유사 증세가 나타나면 조속히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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