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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올덴버그 作 '숟가락 다리와 체리', 1988, 미니에폴리스 조각공원.

서울 세종대로를 지나다보면 청계광장 입구에 빨강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커다란 뿔 고둥이 서 있다. 지금이야 익숙해졌고 당연히 작품으로 받아들여졌지만, 2006년에 세워질 때만 하더라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공미술이었다. 일반인들은 그게 뭐냐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고, 미술 전문가들은 명품선호주의네, 외국작가의 작품이네, 비싸네, 싸네 하면서 입방아를 찧었다.

 이 작품은 스웨덴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건너가 미술공부를 하고 팝 아티스트의 대표작가가 된 '클레스 올덴버그'의 봄(Spring)이란 공공미술(Public Art)이다. 그가 디자인과 제작감수를, 작품제작은 국내에서 하고 총비용은 35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명품주의니 비싸니 하는 말은 틀린 것이다.    

 문화는 물처럼 흘러야 하는 것이고 섞여야 새로운 것이 생기는 것이다. 물이 고이면 썩고, 문화가 고이면 사고가 막히고 인식은 협소하게 된다. 당연히 우리 생활은 활력이 사라진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명품선호주의가 아니라 그 어떤 것도 해야 한다.

 우리의 잠자는 감각, 관념을 깨우고 다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다만 꼭 그것이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반드시'라는 말은 예술에서는 타당하지 않고 '왜'라는 말은 언제나 타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왜 안 되는가에 초점을 두면 어떤 문제도 없다. 공공미술로 가장 많이 활동하고 최고의 평가를 받는 작가 중에 한사람이 올덴버그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그 정도 작품이 서울거리에 하나쯤은 있어도 문제없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비용으로 올덴버그의 작품을 세울 수 없다. 우리가 경계할 것은 문화편협주의이고, 또 역시 문화사대주의다.

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다시 올덴버그로 돌아가서, 그는 1950년대부터 시작해 60년대에 오브제(objet)라는 새로운 개념의 조각을 발표했다.

 조각의 고정개념을 파괴하는 '부드러운 조각'(Soft Sculpture)을 발표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천으로 일상의 물건을 흉내내서 만든 것으로 햄버거, 변기 등등을 만들어 발표했다.

 70년대부터는 셔틀콕, 망치, 톱, 숟가락 일상품을 거대하게 확대해 공원에 설치하면서부터 그의 명성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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