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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과 19일 세 차례에 걸친 지진의 피해가 커 보인다. 그 진원지와 불과 20㎞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5.1과 5.8이라는 엄청난 강도의 지진을 경험한 울산시민들이 겪었을 공포심은 매우 컸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땅은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던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겪게 된 땅의 엄청난 이변이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정확한 대피요령이나 대처 수단을 알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는 데서 오는 공포심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재난 상황별 대처 매뉴얼이 없어서 강진이 발생했는데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제대로 대피시키지 못한 학교도 있었고, 지진의 상황이나 대피요령 등을 신속하게 알려주지 못한 방송사들도 많았다.
 지진이 일어나고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대피요령이나 지진에 대한 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주지 못하고 여유롭게 드라마를 내보내는 방송사도 있었다고 한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일본 구마모토에서 일어난 지진의 참상을 보고도 우리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하던 사람들은 허를 찔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지난 12일 일어난 지진은 여진이 360여 차례나 이어지다 일주일 뒤에는 4.5의 지진이 거의 같은 진앙지에서 일어났다. 지진의 피해는 날이 지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월성원전 4기가 수동 정지됐고 동서화력발전도 가동이 중단됐다.
 그런데 문제는 지진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진뿐만 아니라 대형 재난의 위험성이 수없이 산재해 있다.
 우리주변에 10기가 넘는 원전시설이 밀집해 있고, 석유 화학공장들이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더 강한 지진이 일어나거나 유사시에 적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이라도 당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테러와 같은 위험한 일이 우리에게도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일이다.
 지금까지 당한 재난은 대부분 방심이나 무방비로 인해서 일어난 경우가 많았고 그 피해도 그 만큼 컸다. 사건의 원인도 그러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서 자신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를 입거나 변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
 무지인지 만용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유별나게 위험에 무덤덤하고 방관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코앞에서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며 수차례에 걸쳐 핵폭탄실험을 해도 사람들은 그저 그런 것이러니 하며 무덤덤하다.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일이라면 마치 사투를 벌이듯 치열하게 싸우지만 정작 자신의 목숨과 사회를 파멸시키려는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덤덤한 참으로 이해 못할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더 이해 못할 일은 우리를 적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방어미사일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도 떼를 지어 사생결단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어떻게 우리의 생명과 국가를 지키는 일에까지 이렇게 진영의 논리로 반대 아닌 반대를 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늘 설마설마하는 마음이 화를 불러온다. 그러다가 일을 당하고 나서야 땅을 친다. 무관심은 무지다. 눈을 감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편안하다. 그러나 이런 위험한 일들을 앞에 두고 눈을 감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안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진도 그렇고, 원전도 그렇고, 테러나 적의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세계는 지금 테러라는 대 재난을 겪고 있다. 우리라고 언제까지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언제 우리 앞에 그런 재난이 닥칠지 모른다. 이 모든 잠재적인 위협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철저한 대비뿐이다. 대비하지 않으면 공멸하게 된다.
 생활안전 교육뿐만이 아니라 생존교육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교육은 학교와 사회에서 동시에 행해져야 한다.
 그것은 비상시를 대비한 국민 행동교육이 돼야 하고, 모든 학교에서 필수 교육과정이 돼야 한다. 지금의 학교안전 교육시간을 두 배 이상 늘리고 그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철저한 안전의식을 심어 주어야 하고, 시민들에게는 꾸준한 사회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안전의식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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