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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지역의 기록적인 폭우와 최근 울산·경주지역 진도 5.8의 강진, 유난했던 무더위, 현대차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2조 9,000억원 등 최근 울산지역에서 일어났던 사건, 사고에 공통수식어를 하나 붙인다면 아마도 '역대급'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최근 급작스런 폭우로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가 침수되고 완성차량을 긴급 이동시키는 소동이 빚어졌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현대차노조 행보 역시 역대급이 아닐 수 없다. 주위에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노조는 6일 울산시청을 방문해 '파업자제'를 언급했던 김기현 시장 발언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긴급 기자회견도 가졌다. '남이야 파업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항의표현이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노조의 잇단 파업에 그렇잖아도 짜증지수가 높은 상황에서 이번 항의방문은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그리고 수많은 울산시민이 이번 물난리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3자 봐도 "이건 아닌데…"라고 할만큼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노조 박 지부장은 5일, 노조임원 등과 함께 상경투쟁에 올라 금속노조와 연대해 긴급조정권 선포시 강력투쟁하겠다는 기자회견장에 참여해 '파업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에 앞서 더민주당 등 정치세력과 함께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그룹 지부지회 대표들은 이날 서울에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맞선 총파업 계획까지 결의했다. 박 지부장은 또 6일, 철도화물 공공부문파업 탄압 규탄 민노총 긴급 기자회견장에도 참석하는 등 마당발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분명한건 문제가 복잡할수록 현실과 본질을 직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조합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지와 박수를 받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건 아닌데"라고 할 때 혼자서 '그게 아니라'고 말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물론, 그들에게 필요한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동의가 부족하고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면 그것은 실패한 전략이다. 그리고 현대차노조의 존재감을 내세우기 위함이라면 우선 집안일부터 해결함이 옳다. 한쪽에선 공장 재가동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데 오로지 파업만이 능사라는 현대차노조의 광폭행보를 수긍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현대차노조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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