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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늘 조합원 총회를 통해 마무리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이 두번째 잠정합의다. 현대차 2차 잠정합의는 지난 8월 26일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48일만에 이뤄진 것이며, 노사는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상품권 30만원 추가 등을 통해 합의를 재도출했다. 특히 이번 잠정합의는 협상 막바지마다 등장한 해고자 복직 등의 요구에 대해서도 타결을 위한 불끄기식 합의를 하지 않아 한걸음 진전된 노사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노사간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상에서 중요한 부분은 원칙과 절차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원칙준수 노력과정은 평가할만한 일이다. 물론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구태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만큼 무리수였다. 대외적 악재에다 울산에 몰아닥친 지진과 수해라는 엄청난 재난도 노조에게는 부담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같은 외부적 요인 이외에도 현대차 노조는 앞으로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요구된다.
 현대차는그동안 국내 고객의 두터운 충성도를 발판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없는 제품시장은 없다. 외국산의 덤핑공세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잇딴 파업은 현대차 스스로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2차 잠정합의도 국내 산업계에 경영악재와 지역사회의 자연재해까지 겹치는 국가적 어려움이 계기가 됐다고 본다. 그만큼 소비 시장의 여론과 상황에 민감한 것이 자동차 산업이다.
 아무튼 이제 모든 갈등을 묻고 새로운 출발을 할 시점이 왔다. 비록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파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피해도 컸지만 새로운 출발을 다진다면 얼마든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이번 2차 잠정합의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어려운 교섭환경 속에서도 경영실적에 연동한 합리적 임금수준을 정립했다는평가를하고 있다. 특히 파업이라는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와 협의를 통한 타협점 도출하려한 노조의 마무리 수순도 돋보인다. 더구나 국내외 경제위기 및 자연재해 등 국가적 어려움을 스스로의 문제로 인식한 노사의 결단은 분명 예년과 다른 현대차 교섭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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