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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부근에서 관광버스가 불에 타 승객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당했다. 사고가 난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 구간 가운데 가장 사고 위험이 높은 마의 구간이다. 울산에서 영천까지 이어지는 이 마의 도로는 편도 2차선 도로로 그동안 꾸준히 사고 위험이 제기됐던 구간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부터 확장공사를 하고 있지만 집중적인 예산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5년이 넘게 완공되지 못하고 있는 구간이다. 지난 2010년에도 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구간으로 40년 동안 4차선으로 남아 있는 마의 도로다. 건설된 지 40년이 지난 이 도로는 정체와 사고위험,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 구간은 주말과 공휴일 교통량이 평일에 비해 34%나 증가해 상습정체가 발생하고 노선별 교통사고율이 경부고속도로 전체 4.02%의 2배인 8.5%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확장공사의 예산투입도 지난 2010년 대형사고 이후 시작돼 구간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장기간 공사로 가뜩이나 좁고 위험구간이 많은 고속도로가 공사로 인해 곳곳에 시설물이 설치돼 이번과 같은 대형참사를 부추겼다. 인명피해가 발생해야 관심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근시안적 행정의 표본이다. 국민을 상대로 사고발생 여부를 시험해 보는 것과 다름 아닌 발상이다. 이 도로는 이미 지역 언론에서 수없이 제기된 문제의 도로였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가 더욱 안타깝다. 도로공사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대형참사가 발생해야 조기 확장에 관심을 가진다면 한심한 일이다. 관련부처나 도로공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똑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집중적인 예산 투입으로 조기 완공을 해야 한다. 이번 사고로 인해 관광버스의 안전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비상시 승객의 안전에 무관심했던 일이 한꺼번에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버스 운전자의 자질도 문제다. 운전관련 범죄사실이 누적돼 있는데도 이를 눈감고 운전대를 잡게한 회사도 책임이 크다. 비단 관광버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속버스나 전세버스 등 대형 버스의 안전실태와 관리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촘촘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고는 평소의 점검이 최고의 예방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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