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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불안하다. 지진에 태풍까지 휩쓸고 지나가더니 이제는 대형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 근심스러운 일은 울산공단의 폭발사고다. 한국석유공사 비축기지 지하화 공사 과정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배관에 남아있던 잔류가스 폭발로 추정돼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폭발사고로 하청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올해만 대형사고가 벌써 5번째다. 지난 8월에는 효성 울산 용연3공장에서 산업용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 배관이 폭발해 근로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6월에도 온산공단 내 고려아연 2공장에서 유독 물질인 황산 70% 농도 액체가 누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화상을 입었다. 4월에는 온산공단 내 도로변에서 배관이 파손돼 질소가스가, 3월에는 한화 온산공장에서 질산가스가 누출됐다.
 울산은 미포국가산단과 온산국가산단이 위치한 전국 최대의 화학물질과 유독물질 취급지역이다. 화학물질 취급량은 전국의 36.5%, 유독물질 취급량은 25.5%로 모두 전국 1위다. 화학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처 간 협업조직인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가 구축돼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사고 발생을 막지 못해 해마다 화학물질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다. 1972년에 조성된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20개 입주업체 가운데 10년이 넘은 15개사가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땅 밑에는 업체끼리 가스와 화학연료를 주고받는 180㎞의 매설관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연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툭하면 터지는 사고도 사고지만 사고 이후 달라지는게 없다는 점이다. 안전을 외치고 시스템 구축을 홍보하지만 실상은 또다른 사고로 이어진다. 노후화 등 근본적인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부주의에 의해서 일어난다. 작업 과정에서 발생되는 불꽃이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인화성이 강한 화학물질이 발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 안전 수칙 위반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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