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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등산을 하는 많은 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의 정취일지도 모른다. 정안홍엽(征雁紅葉-기러기 날아들고, 단풍이 물듦)은 등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리 지역에도 아름다운 산 영남알프스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프스라고 하면 유럽의 스위스,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걸쳐있는 알프스를 생각하곤 하지만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매년 10월이면 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영화마루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개최된다. 산이 삶을 닮은 것처럼, 산악영화는 그런 산을 똑 닮았다. 즐거움과 도전의식, 상처와 치유, 공생의 정신이 함께한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그런 산과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남알프스 산행에 한층 더 즐거움을 더해준다.
 하지만 가을 산은 그 아름다운 변화만큼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산에서 가을은 '여름의 연장이 아니라 겨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풍 시즌에는 산을 찾는 등산객이 증가하는 만큼 산악사고 발생이 집중돼 119구조대원들이 산악 구조출동을 제일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울산시의 2015년 산악구조·구급 건수(203건) 중 가을철 구조가 103건으로 절반 이상이 집중되고 있으며, 2016년 9월 현재 109건으로 해마다 구조·구급 건수가 증가하고 있어 가을철 산행에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1항공대 4구조대를 상시 운영 중이며 특히 주말, 공휴일 등 많은 등산객이 산을 오르는 날에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119산악구조대를 전진배치하고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사고 위치표지판' '간이구조 구급함' 등을 정비하고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 안전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등산객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최선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선 나 자신의 체력을 잘 알고 자기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등산을 나설 때는 안전을 생각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절기가 추분을 지나면 낮의 길이가 급격히 짧아지기 시작하므로 일몰 시간이 빠르고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요소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을철 안전 산행 수칙을 열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하루 산행은 6시간 정도로 하고 체력의 30%는 비축한다 △반드시 스틱을 사용한다. 체력을 아끼는 데 이보다 유용한 장비는 없다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산행을 마쳐야 한다 △가급적 하산 길은 경사가 완만한 쪽을 택한다 △2인 이상 등산을 하되, 일행 중 가장 체력이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행 계획을 세운다 △배낭의 무게는 30kg 이상 넘지 않도록 한다 △산행 중 비상식을 섭취할 때는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한다 △산행 중에 길을 잃었을 때는 확실히 아는 곳까지 되돌아가서 다시 위치를 확인하자 △하산 시 자세를 낮추고 발아래를 잘 살펴 안전하게 디뎌야 한다 △보온의류, 비상식량, 헤드 랜턴, 휴대폰을 꼭 준비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행 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사고를 당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자신의 처한 상황을 119구조대에 정확히 통보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산길 코스를 지나다 보면 세워져 있는 '산악사고 위치표지판'의 번호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신고 시 '산악사고 위치표지판'을 말해주면 그 번호를 구조대원들이 위치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신고 후 119상황실에 연락이 닿았을 경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부상자의 상태 정도, 신고자의 이름, 연락처, 다친 사람은 몇 명인지, 응급처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해주면 된다.
 또한, 무리해서 움직이려고 하기보다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만약 구조대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등화 점멸을 하거나 큰소리로 주위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산행은 정상 탈환이라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 주변을 잘 살피며 대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에 천천히 산을 오르며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살피며 산행하는 것이 나의 안전을 지키는 것인 동시에 자연과 호흡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가을산행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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