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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핵심 주력산업은 자동차, 조선, 화학산업이다. 이중에서도 현재 가장 안정적으로 울산경제를 이끌고 있는 산업이 바로 화학산업이다. 2015년 전국 석유화학 생산액의 32%, 부가가치의 21%의 점유와 함께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크며 주력산업들에게 첨단신소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5위권의 화학강국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정부에서는 지난 9월 30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울산에 있는 기업의 반응은 당황하는 기색이 별로 없다. 이는 어떠한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인지 대부분 회사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 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공신력 높은 글로벌 컨설팅사를 선정해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글로벌 수급전망과 설비와 품목에 대한 경쟁력 진단을 실시했다. 이와 동시에 업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해외사례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민간 컨설팅 결과도 최대한 참조해 정부 대책이 마련됐다.
 정부의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보면 첫째, 현행 NCC 설비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와 최고 수준의 설비운용 기술·노하우 서비스 지식재산권보호 둘째, 공급과잉으로 경쟁열위 품목인 테레프탈산, 폴리스티렌 등의 자발적 설비감축 유도와 합성고무, PVC는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해 가는 것이고 셋째,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첨단 정밀화학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며, 넷째 대규모 클러스터 조성, 마지막으로 2020년까지 대규모 재난 등에 대비해 산업단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5대 핵심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울산 석유화학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이고 미래 화학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우선 단기간 내에 설비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 테레프탈산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업체 간의 자발적인 구정조정으로 인해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예로 연간 50만톤 규모를 생산하는 SK유화는 2015년 8월 시설가동을 중단했으며, 구조조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부 기업도 고부가화 연구개발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PVC, 합성고무, PS 등이 주종을 이루는 범용 석유화학산업 구조는 고부가 정밀화학 소재로의 재편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비해 정밀화학산업으로 업종 전환을 유도하고 부곡·용연지구 내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할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러한 대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환경변화로 인한 전 세계 경기회복 지연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 중국과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신설로 주요 화학제품의 공급과잉 문제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7% 감축목표 달성 등 환경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또한 독일, 일본 등의 전통적 화학강국은 스페셜티 분야에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어 이에 철저히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울산은 단기적 전략으로 석유화학산업 고도화와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범용제품에서 차별화된 고기능 분야로 사업구조 전문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성장형 자원인 바이오매스를 원유와 함께 화학산업의 주요 원재료로 다변화하고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기능성 정밀화학제품 등 기존 석유화학에서 생산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그리고 CO2 저감을 위한 스마트 코팅기술, 에너지 소비절감 기술 개발 등 자동차 경량화와 미래 자동차산업에 필요한 녹색탄소 기반을 구축하는 등 신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또한 울산시가 유치한 독일의 프라운호퍼 화학기술연구소 한국분원 설립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탄소섬유 경량 신공정 제품개발로 기술 종속을 탈피한 복합재 기술집약형 글로벌 기업 육성에 울산시의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제 산업계 스스로 기술혁신을 통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 앞으로 쭉 나아간다면 여전히 울산의 미래 화학산업의 전망은 밝다. 이를 통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재창출해야 한다는 비전도 펼쳐야 한다. 그리고 2030년 이후 저탄소 지속성장형 화학산업으로 탈바꿈돼  있을 울산의 최첨단 화학산업을 상상하며 세계 속의 화학강국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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